삼원계 주 원료 '수산화리튬' 두 달 새 '반토막' 中, 글로벌 생산량 '80%' 차지… '공급과잉' 이어져"원가 절감 따른 가격 경쟁력 기반 매출 증대 효과 기대"
  • ▲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리튬 생산 데모플랜트 공장 및 염수저장시설. ⓒ포스코 제공
    ▲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리튬 생산 데모플랜트 공장 및 염수저장시설. ⓒ포스코 제공
    배터리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중국산 리튬 공급과잉과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의 영향이다. 이에 수산화리튬을 주 원자재로 삼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높여 매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2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해도 t당 7만 달러를 웃돌던 수산화리튬 가격은 최근 4만3760 달러까지 떨어졌다. 두 달 새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한 것. 수산화리튬은 탄산리튬을 한번 더 가공한 소재로 국내 배터리 업체의 주력인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에 쓰인다. 

    리튬 가격 급락은 중국에서 일어난 공급과잉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전 세계 수산화리튬 생산량 중 80%를 차지한다. 올해 1분기 한국이 수입한 수산화리튬 중 90%가 중국산이다.

    세계 최대 배터리 회사인 중국 CATL은 지난 2월 시세 절반도 안 되는 t당 20만 위안(한화 약 3800만원) 수준으로 자국 전기차 기업에 탄산리튬을 공급했다. 금속 가격 조사 기관인 패스트마켓츠에 따르면 탄산리튬의 가격은 지난달 기준 t당 2만3800 달러(한화 약 3130만원)로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1월 8만5000달러 대비 70% 이상 하락했다.

    중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리튬 확보전에 뛰어들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광산 개발 등 자체적으로 공급-생산을 늘려 대중 의존도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2020년 피드몬트 리튬과 북미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텍사스주에 리튬 정제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도 최근 리튬 광산업체인 리튬아메리카스에 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포드는 지난해 6월 호주 광산업체 라이언타운과 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리튬을 공급받기로 했다.

    한국의 경우, 포스코는 아르헨티나 염호와 호주 리튬 광석을 활용해 수산화리튬을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광석을 이용한 수산화리튬은 오는 10월에, 염호산 수산화리튬은 2024년 2분기 중에 첫 제품이 나온다. 호주에서도 광물 탐사-개발업체인 진달리리소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미국에서 점토 리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부분 포스코퓨처엠 등 계열사에 공급해 양극재 생산에 쓰일 전망이다.

    LG화학은 올해 초 7500만 달러를 투자해 미국 광산업체 피드몬드 리튬 지분 6%가량을 인수했다. 피드몬트 리튬으로부터 올해 3분기부터 연간 5만t씩 4년간 총 20만t 규모의 리튬 정광을 공급받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중국 야화와 모로코에서 수산화리튬 생산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선 주력 제품인 삼원계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윤태 삼성SDI 상무는 "(메탈 가격 하락으로)일시적인 손익 영향은 있겠지만 분기, 연간 단위로 볼 때는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판가 하락이 전기차 가격 인하 요인이 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전기차 수요 확대 및 성장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리튬 가격 하락이) 배터리 공급단가에 반영될 수 있으면 삼원계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한 하나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수산화리튬 가격이 오는 2030년에 3만3000달러 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