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규모 필리핀 니켈 개발 구상'脫중국' 한-미-일-호주 공조포스코퓨처엠 등 진출 채비
  • ▲ K-배터리ⓒ연합뉴스
    ▲ K-배터리ⓒ연합뉴스
    에너지 소재 탈중국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미국이 필리핀에 대규모 니켈 개발 사업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등 중국 자본이 점령한 현재 공급망에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면 필리핀 진출을 타진 중인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사업 속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광물전문매체 마이닝닷컴은 유력 관계자의 말을 빌려 "미국과 필리핀이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적인 금속인 니켈 가공을 중국이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검토되는 조치는 필리핀이 니켈 원료를 공급하고 미국이 자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 등 제3국이 제련 및 정제에 필효한 기술을 제공하는 3자 협정이다.

    다만 이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미국의 자금 조달 여부는 확실히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니켈은 배터리 저장 용량을 높이는 핵심 원료이며 필리핀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2위 생산 국가다.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가 장기 전쟁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고, 최근 가격이 급락하며 호주 등 일부 생산국은 조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중국 자본이 투입된 인도네시아에서 밀어내는 저가 니켈 공급 확대 탓이 컸다.

    니켈은 이차전지 개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광물이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니켈 수요가 2030년까지 440만톤으로 증가하고 리튬이온 배터리가 니켈 수요의 약 28%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필리핀은 니켈 매장량의 3% 가량만 채굴하고 있는데 앞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필리핀 투자가 현실화되면 포스코 등 우리 기업들의 진출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니켈 사업은 함량이 1% 수준인 광석에서 소재를 추출해 고순도 황산니켈로 제련하는 기술력이 핵심이다. 현재 필리핀에는 일본의 스미토모 금속광업의 제련 공장 두 곳이 운영 중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부터 필리핀 광산 개발 업체 MC그룹의 니켈 전문 자회사 NPSI와 합작사를 세우는 것을 추진 중이다. 현실화된다면 포스코홀딩스가 인도네시아에 짓는 연산 5만2000톤의 니켈 제련 공장을 잇는 추가 공급처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현지 실사에 이어 사업 추진 계획을 다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