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유통, 영농지도사 통해 농가 수익 극대화전정·적과·재식 등 기술 통해 출하 가격 최대 10배 차이'로컬 푸드' 통한 판로 확대도 기여… "추가적인 판로 확대도 고민"
  • ▲ 영농지도사인 김수연 충주농협상무가 적과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농협유통
    ▲ 영농지도사인 김수연 충주농협상무가 적과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농협유통
    “‘적과(摘果)’는 올 가을은 물론 내년 생산량까지 결정하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지난 22일 충청북도 충주에 위치한 사과농가에서 만난 영농지도사 김수연 충주농협 상무는 “적과 작업을 한 곳과 안한 곳은 출하 가격에서 최대 10배까지 차이가 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적과란 아직 성장하지 않는 사과열매를 솎는 작업을 말한다. 영양 공급이 분산되지 않고 건강한 열매에 집중시켜 크기와 품질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날 진행된 적과 작업은 농협유통이 충주농협 관내에 위치한 사과농장의 일손을 돕기 위한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작업에는 농협유통 김태룡 전무이사와 충주농협 최한교 조합장 등 임직원 37명이 참석했다.

    김 상무는 “사과나무는 벌써 내부에서 내년에 틔울 꽃눈을 만들고 있는데, 적과 시기가 늦어 영양분 손실이 많아지면 올해·내년 생산량과 품질이 모두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 ▲ 농협유통 임직원들이 적과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농협유통
    ▲ 농협유통 임직원들이 적과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농협유통
    ◇ 영농지도사가 바꾼 농가 재배 방식… “출하 가격 최대 10배 차이”

    간략하게 설명을 듣고 직접 적과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작업한 나무 품종은 ‘홍로’로 알이 굵고 색이 선명해 주로 차례상에 올라간다.

    한 가지 당 한 개의 과실(중심과)를 남기고 모두 제거하면 되는데, 중심과 끼리의 거리가 20㎝ 이상 되도록 거리를 유지해야 영양분지 집중적으로 공급된다.

    이외에도 나무 전체의 나무잎 수를 대조해 과일 숫자를 최종적으로 결정해 솎아내야 한다. 작은 과일의 경우 나뭇잎 30개, 중간 크기는 30~40개, 큰 과일은 40~50개 당 과실 한개를 남겨두어야 크기와 품질이 좋은 과일을 생산할 수 있다.

    적과는 예비·본·마무리 총 3단계로 진행된다. 꽃이 핀 뒤 약 한 달 뒤에 진행되는 예비 적과는 최종적으로 남길 과실의 2~3배수를 남기고 솎아낸다. 본 적과는 긴 가지의 경우 2~3개, 짧은 가지에는 1개만을 최종적으로 남기는 작업이다. 생육이 불량하거나 병해를 입은 과실은 수시로 제거하며 마무리 적과 시기에 최종적으로 모두 솎아낸다. 이날은 진행한 단계는 ‘예비’였다.
  • ▲ 너무 높거나, 너무 낮게 달린 과실을 솎아내기가 힘들었다.ⓒ농협유통
    ▲ 너무 높거나, 너무 낮게 달린 과실을 솎아내기가 힘들었다.ⓒ농협유통
    20여분이 지나자 팔과 어깨에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가지를 잡아당겨 열매를 떼어내려고 하면 가지 자체가 부러지다보니 높은 부분은 까치발을 들고 팔을 곧게 펴야했다. 또 나무 밑둥 가까이에 생긴 가지의 경우 모두 솎아줘야 하는데 허리 높이에 있어 구부정한 자세로 적과 해야 하다보니 허리도 부담이 컸다.

    수작업으로 진행하다보니 장갑은 필수다. 가위를 사용해 과실을 잘라내면 남은 줄기가 검고 딱딱해지는 경화 현상이 생기는데, 이렇게 될 경우 가을에 과실을 수확할 때 손에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적과 작업을 통해 (나무의) 영양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꽃눈이 줄어드는 해거리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 상품 아래 사진이 붙어있어 구매자도 믿고 살 수 있도록 했다.ⓒ조현우 기자
    ▲ 상품 아래 사진이 붙어있어 구매자도 믿고 살 수 있도록 했다.ⓒ조현우 기자
    ◇ 농가 수익 극대화부터 판로 확대까지… 농협유통의 ‘역할’

    농협유통과 충주농협은 관내 1200여개 사과·복숭아 등을 재배하는 과수농가를 관리하고 있다. 이곳을 지원하는 영농지도사는 총 7명으로 모두 충주농협 소속이다. 이들은 각 농가를 돌며 품종에 따른 재배 방식과 거름 살포 등 모든 것에 변화를 줬다.

    송재홍 농장주는 “사과 농사는 전년 겨울 밑거름에서부터 가을 수확까지 일년 내내 일이 끝나지 않는다”면서 “이곳에서는 10㎏ 박스 기준 한 해에 5000박스 정도 출하한다”고 말했다.

    영농지도사로 인해 가장 많이 변한 것은 농가 수익이다. 전정(가지치기)와 재식 간격, 적과 등 영농지도사를 통해 도입된 여러 가지 기술로 인해 수익은 크게 올랐다. 아직도 과거의 방임 형태로 생육하는 농가와 비교할 때 출하 가격은 10㎏ 박스 기준 최대 10배까지 차이가 난다. 과실 크기와 당도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농협유통은 기술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기술일 토대가 돼야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해서 고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농약 처방과 개체별 관리 등 기술적 부분에서부터 포장재 할인, 농약할인, 산지유통센터(APC) 운영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 ▲ 하나로마트 탄금점 내 위치한 로컬푸드 매대 모습ⓒ조현우 기자
    ▲ 하나로마트 탄금점 내 위치한 로컬푸드 매대 모습ⓒ조현우 기자
    ‘로컬푸드’도 이러한 지원의 일환이다. 하나로마트에 전용 매대를 설치하고 농장주들이 당일 수확한 농산물들을 직접 매대를 활용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가격부터 포장, 판매는 물론 제고관리와 회수 등 전 과정을 농가가 직접 담당한다. 유통구조를 줄여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고, 농가도 유통마진 만큼의 수익을 더 거둘 수 있다.

    실제로 이날 방문한 하나로마트 탄금점에 위치한 로컬푸드 코너에는 29명의 출하농업인이 매대를 담당하고 있었다. 딸기부터 고구마, 표고버섯가루, 벌꿀, 사과, 신선채소 등 다양한 품종을 취급하고 있다.

    지난 한 해 하나로마트 탄금점 로컬푸드에서 직접 상품을 판매한 사과 농가는 약 20여곳으로 판매액은 약 1억4000만원에 달한다.

    농협유통 김태룡 전무는 “농민들이 제대로 생산한 농산물을 제 값 받고 팔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농협유통의 역할”이라면서 “다양한 판로 확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