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채권 순매수액 작년 규모 넘어서장기채 ETF에도 뭉칫돈긴축 전환 시점 전망 엇갈려…금리 변동성 유의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미국 기준금리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채권 투자에 베팅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역대급을 기록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들은 연초 이후 지난 20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21조52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한 해(20조6113억원)보다 많은 규모의 채권을 7개월 만에 사들였다.

    지난해부터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매수는 급격히 늘었다. 지난 2021년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11조9621억원에 불과했다. 한때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이던 채권 투자가 대중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직접 채권을 매수하는 게 부담스러운 개인투자자들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채권 투자 전략을 취하고 있다. 특히 장기채 ETF를 중심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 3개월 사이 'ARIRANG 국고채30년액티브'에 2188억원이 들어왔고,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와 'KODEX 국고채30년액티브'에도 각각 904억원, 628억원이 순유입됐다.

    미국 장기채 ETF로의 자금 유입도 활발하다. 지난 3개월 사이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와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에 각각 1650억원, 1023억원이 들어왔다.

    개미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에 열을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인상 행진이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13일 4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고, 미국 물가도 빠르게 둔화돼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 대비 3% 올라 2년여 만에,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보다 0.1% 올라 3년 만에 최소폭의 상승을 각각 보였다.

    채권가격은 채권금리와 반대 관계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데 향후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올라 이자 수익과 함께 매매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채권값 측면에서 매수하기에 매력적인 구간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긴축 전환 시점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 만큼 당분간 금리 변동성은 클 것이란 전망이다.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은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관건은 추가 금리 인상 여부 혹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언급이다. 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경우 변동성이 예상된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연장될 가능성이 나오면서 3분기 초 미국 국채 2년, 10년 금리는 각각 5%, 4% 대를 일시적으로 상회할 우려가 높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든 한국 채권시장도 금리 상단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상황"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