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역 ‘카눈’ 영향권… 일정 소화 어렵다 판단한 듯2차 수출 핵심은 금융지원… 폴란드 20조 이상 지원 요청“2차 계약 9월~10월 사이 전망… 분위기 긍정적”
  • ▲ 현대로템의 K2 전차.ⓒ현대로템
    ▲ 현대로템의 K2 전차.ⓒ현대로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방한 일정을 취소하면서 방산업계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다만 폴란드로의 2차 수출 이행 계약 체결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9일부터 12일 한국 방문 예정이었던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전날 방한 일정을 취소했다. 

    한반도 전역이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만금 잼버리 방문 등 일정 소화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다 대통령의 방한으로 방산업체들의 폴란드 2차 수출 계약 이행 기대감을 가졌던 국내 방산업계는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폴란드를 공식 방문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이뤄지는 방한인 만큼, 양국의 2차 수출 이행 계약이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실제 두다 대통령도 오는 1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의 경남 창원 사업장을 방문해 생산시설 등을 둘러볼 예정이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최고결정권자가 오게 되면서 2차 수출 계약이 좀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는데 방한 일정이 취소되면서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기존의 2차 수출 계약 보다 한국산 잠수함 도입 사업 등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은 폴란드와의 2차 수출 이행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현재 무기체계별 현지 생산·기술적 협의와 함께 폴란드 측 구매대금과 관련한 금융 지원 방식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협상의 핵심 쟁점인 금융 지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계약 체결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폴란드는 2차 계약의 조건으로 20조원 이상 추가 금융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 정부의 연간 수출금융 지원 한도는 100억 달러(한화 약 12조원)에 불과하다. 현대로템 K2 전차 820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360문 등 2차 계약 물량 가격은 약 30조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두다 대통령의 방한 취소에도 불구하고 2차 수출 계약 체결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2차 수출 이행 계약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난달 양국 정상회담에서 방산분야 협력이 상호호혜적으로 진행되도록 노력하기로 한 만큼 금융지원도 긍정적 분위기 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애당초 오는 9~10월 사이에 2차 수출 이행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었기에 방한 취소로 인한 영향은 미미하다”면서 “이보다는 금융 지원 등 문제가 선결돼야 수출 계약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차 이행계약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올해 정부가 밝힌 연간 방산수출 목표액 200억달러(25조원)는 무난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170억 달러를 기록한 방산 수출액을 올해 18% 가량 늘어난 200억 달러로 잡고 세계 6위 등극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