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전기차 배터리 시장 154조→ 2035년 815조성장 대비 인력난 부족… 대학 협력 강화기술경쟁력 확보 위해 국내외 석·박사 모시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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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업계가 초격차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수 인재 확보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전고체·원통형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술력 확보가 최우선으로 떠올랐기 때문. 국내 기업간 경쟁을 넘어 '글로벌 탑티어'로 거듭나기 위한 각양각생 인재 양성책을 펼치고 있다.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시장을 이끌 인재 확보에 국내외 석·박사 인력 모집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배터리 소재 관련 학과를 운영하는 주요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채용 조건 혜택을 늘리는 등 일찌감치 인재 선점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LG에너지솔루션은 연세대·고려대·한양대 등에 배터리 관련학과를 만들어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하고 학위 취득과 동시에 취업을 보장하는 조건도 제시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는 각각 포스텍·서울대와 산학협력을 맺고 연구개발 네트워크 구축 및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 공동 협력체계를 마련했다.삼성SDI도 최근 몇년 간 포스텍·서울대·KAIST·한양대 등 4개 대학과 인재 양성 협약을 체결해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향후 10년간 학사 200명, 석·박사 300명의 장학생을 선발하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국내와 미주 박사급 인력을 대상으로 '테크&커리어 포럼'을 진행한데 이어 오는 9월에는 독일 뮌헨, 10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각각 글로벌 우수 인재를 발굴할 계획이다. 배터리 후발주자인 SK온도 KAIST·UNIST·한양대·성균관대 등과 협력해 학비 지원은 물론 졸업 시 채용 등의 조건을 내걸고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이들이 앞다퉈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는데는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는 154조원 규모로 향후 2035년에는 5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은 2030년 4830만대까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치도 나왔다.다만 시장 성장 속도 대비 연구개발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배터리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배터리 산업 전체 인력 부족률은 13.3%를 기록했다. 이는 차세대 반도체를 비롯한 세라믹, 화학 등 5대 신산업의 평균 인력 부족률(2.5%)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최근 2년 사이 배터리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구인난은 더 커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인력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지금까지 화학공학과, 신소재공학과에서 관련 기업에 진출이 이뤄졌지만 더 세밀한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해 별도 학과를 개설하는 등 산학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배터리협회도 기업들의 인재 양성책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표적으로 배터리 전문 교육 과정인 '배터리 아카데미'를 내년에 정식 출범해 우수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아카데미'를 통해 관련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배터리 업계 진출을 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배터리 업계를 희망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교육 훈련은 물론 중소·중견기업 위탁 교육도 진행될 예정이다.박태성 배터리협회 부회장은 "배터리 아카데미는 인력의 미스매칭 문제를 해소하고 업계에 우수한 인력을 공급하는 채널을 제공할 것이다"며 "이론 교육뿐만 아니라 현장 실습 교육을 병행해 실제로 현장에 투입돼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예비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과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