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손익분기 4~5달러 아래서 횡보1분기 평균 7.3달러→2분기 3.5달러→3분기 3.6달러손해보고 파는 형국…재고평가도 마이너스3분기 영업익 SK이노 –732억, 에쓰오일 –2413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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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정유사가 3분기 시장 예상치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약세를 이어간 데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효과(생산-판매 시차에 따른 이익 효과)가 겹치며 실적 타격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S-OIL)의 3분기 매출은 9조222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9996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2413억원의 손실로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시장 예상대로라면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 564억원의 영업손실 이후 2개분기 만에 다시 적자를 실현하게 된다.

    국내 정유4사 중 상장사로서 에쓰오일과 함께 실적 전망치가 제시되는 SK이노베이션도 적자를 실현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의 3분기 매출이 18조41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줄고, 영업손실은 732억원 규모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는 전분기에도 1577억원의 손실을 낸 바 있다.

    정제마진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며 정유사 실적을 발목 잡았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가격에서 원유가·운임 등 비용 등을 뺀 것으로, 업계에서는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제마진이 이를 밑돌면 원유 정제설비를 돌릴수록 정유사가 손해를 보는 구조다.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올 1분기 평균 7.3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2분기 3.5달러로 떨어졌고, 3분기에도 3.6달러 수준에 그치며 약세를 이어갔다. 특히 하반기 들어 정제마진은 9월 한때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급속하게 떨어지며 업계 전반에 실적 먹구름이 드리웠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석유제품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미국의 높은 정제설비 가동률에 중국·인도·중동 등의 신규 정제설비 가동이 더해진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 정유사 정제 가동률은 고점인데, 내수로 소비되지 못한 석유제품이 시장에 풀리며 정제마진 하락을 부추겼다.

    여기에 국제유가마저 하락하며 정유사 손실폭이 예상보다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사는 원유를 수입한 후 정제 과정을 거쳐 2~3개월 뒤 판매하는데, 유가가 하락하면 원유의 재고평가 가치가 떨어져 손실을 입게 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지난 7월 4일 배럴당 83달러대를 기록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한 달 뒤인 8월 5일 72달러대로 떨어졌고, 9월 10일에는 65달러대까지 주저앉으며 약세를 나타냈다. 종가기준 WTI가 7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동지역 정세 불안 등에 정제마진과 국제유가 부진이 장기화하며 정유사 실적 눈높이는 갈수록 낮아졌다. SK이노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개월 전 5770억원→한 달 전 3203억원→현재 732억 손실로 조정됐고 에쓰오일 이익 전망치도 3개월 전 4031억원→한 달 전 3307억원→현재 2400억원대 손실로 바뀌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의 3분기 예상 매출을 8조7000억원, 영업손실 2828억원으로 증권가 평균치보다 낮게 제시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황 연구원은 “(에쓰오일의 3분기 실적에서)국제유가와 환율하락으로 2300억원 비용이 발생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약세를 반영해 2024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1조2000억원에서 4246억원으로 변경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