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신용 잔액 1863조주담대 잔액 1031조… 역대 최대부동산시장 회복 기대감 반영
  • ▲ 22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2분기 가계신용 설명회'에서 서정석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22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2분기 가계신용 설명회'에서 서정석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올 2분기 주택담보대출이 14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 2년간 꾸준히 올리는 등 통화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가계대출이 늘어나자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 8000억원으로 지난 3월 말 대비 9조 5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에 카드사·백화점 등에서 외상으로 산 대금(판매신용)을 더한 금액을 말한다.

    가계신용 잔액은 작년 4분기 10여년 만에 처음 감소(-3.6조원)했고, 올해 1분기(-14.3조원)에는 통계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 폭으로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뚜렷했다. 하지만 3분기 만에 감소세가 증가세로 전환됐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신용이 증가 전환한 것은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 등으로 주택 거래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개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늘어난 데다 판매신용 감소세가 계절 요인으로 둔화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1748조 9000억원)은 10조 1000억원 늘어나면서 4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증가 폭의 경우 2021년 4분기(12조 1000억원) 이후 최대였다.

    이 가운데 주담대 잔액(1031조 2000억원)이 14조 1000억원 급증해 최대 잔액 기록을 깼다. 증가 폭은 전분기(4조 5000억원)보다 더 확대돼, 2021년 3분기(20조 9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신용대출이 포함된 기타대출(잔액 717조 7000억원)은 4조원가량 줄어 7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감소 폭은 가정의 달 등 계절적 요인과 증권사의 신용공여 증가 등으로 인해 전분기(-15조 5000억원) 대비 축소됐다.

    서 팀장은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거래 회복으로 인해 증가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며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정책 모기지가 모두 증가해 두 부분이 같이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판매신용은 할부 금융회사의 할부 금융 리스크 관리 강화로 인해 6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계절적 요인으로 신용카드 이용 규모가 증가해 전체 판매신용 감소세는 전분기(-3.3조원) 대비 줄었다.

    한편,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2년 반 동안 연 0%대에서 3.5%까지 올리는 등 강력한 통화 긴축 정책을 펼쳤음에도 또 다시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정부와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 1월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5%로 인상한 뒤 지난달까지 4회 연속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서 팀장은 "가계신용 증가 규모가 2020~2021년 분기별 30조원 이상 증가한 시기 등과 비교해 큰 편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규모여서 한은과 정부 등 관계 당국에서 주목하고 있다"며 "당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더 높아지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기에 앞으로의 추이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의 가계대출 흐름에는 향후 주택 경기 회복 양상과 금융 여건 변화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