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악화에 부동산 위기까지…'차이나 펀드런'국내 중국 주식형 펀드서 한달새 4200억 자금이탈글로벌 시장서도 보름간 일평균 1조원씩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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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발(發) 우려가 고조되면서 중국 펀드에 기록적인 매도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함께 중국은 국내외 펀드시장의 큰 축이었지만 단기간 수익률이 크게 악화되면서 환매가 거세다.
23일 금융투자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는 22일까지 12일간 중국 본토 증권시장에서 93억 달러(약 12조5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23일에도 1조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국내 197개 중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최근 한 달 새 4277억원의 자금이 이탈했고 일간 자금이탈추세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펀드 수익률도 크게 부진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가별 해외주식형 펀드 중 중국펀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15.60%로 국가별 펀드 가운데 유일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본과 러시아는 12%의 수익률을 보였고, 베트남도 8.68%를 기록했다.
국내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도 6.21%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홀로 부진이 눈에 띈다.
이같은 중국 시장 이탈은 중국 내 장기적인 주택시장 침체의 여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우려가 커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의 실망스러운 경제지표가 이어졌고, 경기부양책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자금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증시가 회복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펀드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상황이 내리막을 걷고 있는 중국 경제상황에 부동산 리스크의 시장 전이 우려까지 겹치면서 탈중국 흐름이 오히려 빨라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미 시장은 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 주식시장을 대체재로 꼽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유입된 외국인 순투자액이 410억달러로 후강통(홍콩 증권거래소와 상하이 증권거래소 간 교차매매 제도)을 통한 중국 본토 순투자액(330억달러)을 넘어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본토보다 다른 아시아 신흥국에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한 것은 6년 만이다. 2021~2022년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에 428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아시아 신흥국에서 766억달러를 빼냈던 것과 비교할 때 상당히 달라진 분위기다.
최근 보고서를 통해서도 골드만삭스는 "지난 3년 동안 신흥시장과 중국의 디커플링이 상당히 진행돼 중국발 위기가 신흥시장에 생각보다 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발 위기의 예외 지역으로 한국을 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