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분기 IB 수익 29.42% 급감…투자매매업 적자 폭 확대ECM·DCM 등 전통 IB도 부진…“시장 지위 급격한 개선 어려워”부동산 PF 잡음 지속…미공개 정보 이용 불법 사익 취득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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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증권이 기업금융(IB) 부문 수익성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는 김원규 대표가 지난 2019년부터 강조한 ‘자기자본 톱10 증권사 진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다.다만, 최근 실적이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대대적인 조직개편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LS증권이 전통 IB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개선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LS증권의 2024년 3분기 IB 수수료 수익은 185억935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63억4358만원)보다 29.42% 줄어든 수준이다.통상 증권사의 IB 수익은 ▲인수 및 주선 수수료 ▲매수 및 합병 수수료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등으로 구성된다.계정과목별로 살펴보면 주식과 채권발행, 상장 주관 등에서 발생하는 인수 및 주선 수수료는 1억8994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억291만원) 대비 92.97% 급감했으며 인수합병(M&A)에서 나오는 자문 수수료가 주를 이루는 인수 및 주선 수수료는 31.30% 감소한 138억5775만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수익인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홀로 31.04% 늘어난 45억4582만원을 기록했다.또한 투자매매업의 경우 지난 1분기 8억35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2분기 -41억4100만원, 3분기 -138억4500만원 등 적자 폭이 커졌다.그간 LS증권은 ‘IB 사업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는 평가다.LS증권은 지난 2019년 김원규 대표가 취임한 이후부터 IB 조직을 손질해왔다. 지난 2023년 IB 사업부 내 6개 본부를 5개로 축소하고 부동산금융본부, 복합금융본부 산하의 팀을 줄였으며 부동산투자개발 3개 팀을 해체했다. 투자금융본부와 PF본부는 각각 2개 팀에서 3개 팀으로 늘리기도 했다.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LS증권으로 사명이 바뀌기 전인 지난해 5월에는 그간 부동산 금융에 치우쳐있던 포트폴리오 편중을 기업금융, 대체투자, 구조화 금융 등으로 다각화하기 위해 종합금융본부를 신설했다.LS증권이 출범한 이후 7월에도 기업금융본부 소속을 IB사업부에서 최고경영자(CEO) 직할로 변경해 사업 지위와 경쟁력을 강화키로 했다.당시 이베스트투자증권 측은 “조직개편은 IPO(기업공개)를 비롯한 전통 IB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며 “수익 다각화를 위한 조직개편”이라고 설명했다.시장에서도 이베스트투자증권이 LS그룹에 편입되면서 전통 IB 부문의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범LG계열의 유일한 증권사로 계열사 주요 딜에 우군으로 참여하면서 DCM(부채자본시장)과 ECM(주식자본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점쳐졌다.하지만, IPO 시장에서는 지난해 7월 ‘이베스트스팩6호’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추가적인 실적은 없었다. DCM 부문 실적은 지난 7월 31일 기준 대표 주관 4건, 인수 4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건·45건)보다 소폭 감소했으며 시장 점유율도 소수점대에 머무르고 있다.전문가들은 LS증권의 전통 IB 시장 지위가 강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LS증권의 2024년 1분기 IB 부문 및 순영업수익 시장 점유율은 각각 0.7%, 0.9%로 지난 5개년(2019~2023년) 평균(1.8%, 1.5%) 대비 크게 저하됐다”며 “LS그룹 편입 이후 PF 중심의 부동산금융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전통 IB인 DCM, ECM 부문의 강화 등 사업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시장 지위의 급격한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분석했다.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LS증권의 IB 부문은 증자·이익 누적을 통해 확보한 투자 여력을 바탕으로 부동산·구조화 금융 관련 딜 취급이 늘며 이익 규모가 2021년까지 증가해 시장 점유율도 1.7%로 높아진 바 있지만, 이후 부동산경기 둔화와 IB 자산 관련 충당금 적립 등으로 동 부문 이익 규모는 크게 감소했다”며 “LS증권은 중견기업 커버리지 증대 등 기업금융 강화, 구조화 금융, 대체투자 등 IB 포트폴리오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나, 비우호적인 업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지위의 대폭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부동산 PF 관련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검찰은 최근 LS증권 임원을 소환해 부동산 PF 비리 수사를 진행했다. IB사업부 대표를 맡고 있는 봉 모 부사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려 조사에 임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3년 10월부터 증권사 5곳의 부동산 PF 기획검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 임직원에 대한 사익 추구행위 등이 발견됐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검찰은 지난 11월부터 LS증권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 기획검사 관련 수사를 해왔다. LS증권 전‧현직 임직원들은 직무상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약 830억 원의 대출금을 외부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모 전 본부장 등 전·현직 임직원 3명은 구속영장을 받은 상태다. 법원은 이중 김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다른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했다.이 가운데, LS증권은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IB 조직을 한 번 더 손봤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기업금융 조직을 IB1 사업부로 격상시키고 산하에 기업금융본부와 종합금융본부를 편제했다. 조직의 지위를 높이고 기업 솔루션 제공 역량을 배양해 영업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IB사업부는 IB2 사업부로 재편하고 부동산 금융 업무를 전담한다.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IB 부문은 사업 특성상 단기간에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실적 부진이 발생한 상황에서 특정 조직이 단기간에 큼직하게 개편된다면 이전 인사·조직개편을 ‘실패’로 인식한 경우일 수 있다”고 말했다.반면 LS증권 관계자는 “IB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7월 기업금융본부 소속을 CEO 직할로 변경했고 이번에는 사업부로 격상한 것”이라며 “IB1 사업부를 시장에 경착륙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다.이어 “어떤 회사든 본부를 급작스럽게 분리해 사업부로 격상한다면 내부 반발이 클 것”이라며 “회사 내규에 따른 순차적인 조직개편일 뿐, 실적 저하에 따른 인사조치라는 주장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