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급증 온상으로 몰려5대은행 취급액 2조 4621억에 그쳐연령제한 이어 판매중단 속출"부동산 회복세가 핵심… 50년 주담대 영향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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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한달만에 사그라질 전망이다.

    가계빚 급증의 온상으로 몰리면서 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서자 은행들은 연령제한에 이어 아예 판매 중단까지 검토하는 모습이다.

    금리상승기에 취약차주를 보호한다는 명분은 온데간데가 없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은 지난달부터 이달 21일까지 2조 4621억원규모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판매했다. 

    지난달 5일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하나은행이 같은 달 7일,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14일, 신한은행이 26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대략 한 달동안 5개 은행에서 2조원이 넘는 대출이 나간 셈이다. 

    만기 50년 주담대를 이용할 경우 종전보다 대출 한도가 높아지고 매달 갚는 원리금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어 금융소비자 입장에선 유익한 상품이었다.

    하지만 50년 만기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고 판단한 당국은 은행권에 사실상의 대출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곧장 은행들은 가입조건을 강화하거나 대출중단에 나서고 있다.

    농협은행은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액이 2조원을 채우면 판매를 종료하기로 했다. BNK경남은행도 오는 28일부터 판매를 잠정중단한다. 

    SH수협은행과 대구은행도 가입연령을 ‘만 34세 이하’로 제한했으며 카카오뱅크도 25일부터연령제한을 적용한다.

    다른 은행들도 사실상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혼란스러운 건 금융소비자 몫. 최근 은행 창구엔 막바지 50년 주담대에 탑승하려는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일각에선 가계 빚 급증 배경으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지목하는 게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50년 만기 주담대가 가계 빚 증가의 핵심요인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가계대출 급증의 요인은 주택가격이 오르는 등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로 전환하면서 소비자들이 돈을 빌려 주택을 사는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DSR규제 우회 수단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큰 규모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생애주기별로 소득을 따져 주담대를 실행하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