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연령제한 대응16~40세 대상 '내맘(MOM)대로'삼성·DB·KB도 채비
  • ▲ 메리츠화재의 GA 소식지.ⓒ소식지 캡처
    ▲ 메리츠화재의 GA 소식지.ⓒ소식지 캡처
    메리츠화재가 최근 MZ세대(밀레니엄+Z세대)를 겨냥한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기존 어린이보험과 비교해 대부분 보장은 그대로 유지하되 해지환급금을 줄여 보험료를 낮춘 무해지 상품이다.

    금융당국이 이달부터 어린이보험에 대한 연령제한에 나서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새 상품을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손보사들도 기존 상품을 개정하거나 신상품을 내놓는 등 어린이보험을 대체해 2030세대를 사로잡을 만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이달 들어 자사 소속 및 자사와 거래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들에 '내맘(MOM)대로' 상품 안내서를 전달했다. 기존 '내MOM같은 우리아이보험'과 '내MOM같은 어린이보험' 대신 16~40세를 겨냥한 MZ세대 전용 상품이다.

    이 상품의 기본 구조는 기존 어린이보험에서 보장하는 것과 같은 건강보험이다. 어린이보험과 같이 납입면제 조건에 감액 없이 가입즉시 보장을 제공한다. 여기에 해지환금금이 적은 무해지 상품임에도 1~5종 수술비를 모두 탑재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보험료가 기존 상품에 비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25세 남자의 경우 기존 어린이보험의 월 보험료는 8만원이었지만 새 상품의 납입료는 6만6000원대로 만원 이상 저렴해졌다. 보장은 그대로인데 보험료만 저렴해진 것이다.

    이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어린이보험 최대 가입연령을 15세로 제한하면서 상품명에 어린이나 자녀 등의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어린이보험은 가입연령이 최대 35세까지 확대된 데다 보험료가 저렴하고 보장과 납입면제 등 혜택이 크다는 점에서 2030세대의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출생률 저하에도 대형 5개 손보사의 지난해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는 2018년 대비 64%가량 늘면서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어린이 발병 확률이 낮은 뇌졸중, 심근경색 등 성인 질환 담보까지 포함되면서 어린이보험이 변질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감원이 이달부터 보험사들에 상품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고 결국 손보사들은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을 15세로 낮추는 대신 2030세대를 잡기 위한 상품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삼성화재가 지난 2월 출시한 30대 전용 건강보험 '내돈내삼'의 가입연령을 기존 20~40세에서 16~40세로 확대하고 '내돈내삼1640'으로 상품을 변경한 것이 대표적이다. 가입연령은 넓히고 혜택은 어린이보험 수준으로 높였다.

    DB손해보험도 이달부터 7세부터 35세까지 가입이 가능한 '청춘어람 종합보험'을 선보였다. 기존 어린이보험인 '아이러브 플러스건강보험'의 가입연령은 15세로 조정하는 대신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건강보험을 출시한 것이다.

    KB손해보험은 이달부터 기존 상품을 이원화해 판매한다. 기존 35세까지 가입할 수 있었던 'KB 금쪽같은 자녀보험' 가입연령을 15세 미만으로 대상을 축소하고 0세부터 35세까지 가입가능한 '금쪽같은 희망플러스 건강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혜택은 그대로인데 보험료는 저렴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은 가입 기간이 길고 해지율이 낮아 새 회계기준 체제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며 "연령대별로 세분화된 보험 상품이 계속 출시되면서 기존 어린이보험이 커버하던 2030 수요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