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카운슬 출범까지 2~3개월 남아. 사실상 임기 완주내년 3월 임기 만료. '회장 잔혹사' 끊어낼 것으로 보여지주사 개편 후 기업가치 상승. 미래 먹거리 마련 분주
  • ▲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임기 완주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뉴데일리DB
    ▲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임기 완주 가능성이 유력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뉴데일리DB
    한 때 퇴진론에 시달렸던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임기를 완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이 지난해 추진한 지주사 개편이 경영성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차전지 등 미래 먹거리 확보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또 포항제철소 침수 위기를 조기에 극복한 것도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정권이 바뀔 때 마다 포스코그룹 회장이 임기 도중 교체되는 ‘회장 잔혹사’에도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지난 2018년 7월 포스코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2021년 3월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면서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재계에서는 포스코그룹이 빠르면 11월, 늦어도 연내에는 CEO 승계 카운슬을 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의 자진사퇴 등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임기 완주는 사실상 확정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승계 카운슬까지 2~3개월 정도 남았다”면서 “일각에서 정부의 압박으로 인한 회장 교체 가능성을 점치는데, 시간적 여유도 실익도 없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의 임기 완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그동안 ‘회장 연임→새 정부 출범→중도 퇴진’이 계속 이어지면서 전임 회장들이 정권 교체 후 임기를 제대로 마친 적이 한 차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후 최 회장의 임기 완주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윤 대통령의 주요 순방 일정이나 재계 주요 행사에서 최 회장이 연달아 제외되면서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윤 대통령이 올해 1월 “과거 정부 투자 기업 또는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지배구조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발언했는데, 포스코그룹, KT 등 소유 분산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 ▲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최 회장은 패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포스코그룹
    ▲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최 회장은 패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포스코그룹
    지난 2~3월 KT 차기 대표 후보 선정 과정에서 정부 개입 논란, 윤경림 내정자의 사퇴 등이 발생하자 최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개편을 추진하면서 지주사 본사 위치를 두고 포항지역 정치권, 시민단체 등 지역사회와 갈등을 벌였다. 포항 지역사회에서 수 차례 상경집회를 통해 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경영 성과를 통해 위기를 돌파해 나갔다. 최 회장은 지난해 지주사 개편 과정에서 철강 위주에서 벗어나 이차전지, 리튬, 수소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도 그는 “포스코가 저성장 철강 주식이라는 인식으로 잠재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철강과 신사업 간 균형 성장을 기속화하면 기업 가치가 제대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지난해 9월 21만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2차전지 열풍이 반영되면서 이달 15일 58만4000원으로 세 배 가까이 올랐다. 

    포스코퓨처엠은 작년 10월 14만7000원에서 현재 40만8500원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도 비슷한 시기 1만9560원에서 7만9600원으로 상승했다. 

    포스코그룹이 지주사 개편 이후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자 최 회장의 입지 또한 강화됐다. 포스코의 시가총액 순위는 2017년 5위까지 올랐다가 2018년과 2019년 10위로 하락했고 2020년에는 15위까지 떨어졌다. 
  • ▲ 최 회장이 지난해 1월 임시 주총에서 지주사 개편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포스코그룹
    ▲ 최 회장이 지난해 1월 임시 주총에서 지주사 개편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포스코그룹
    2021년과 2022년 13위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현대자동차, 삼성SDI, LG화학, 네이버 등을 제치고 5위로 올랐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만 포스코보다 시총이 높다. 

    포스코퓨처엠도 기아, KG금융, 현대모비스, 카카오, 셀트리온, 삼성물산보다 높은 11위에 위치했다.

    태풍 힌남노 여파로 인한 포항제철소 침수 사태를 원만하게 극복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거론된다.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9월 6일 시간당 최대 110mm 등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상당 부분 침수됐다. 

    생산, 출하 등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포스코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전사적인 복구 작업으로 지난해 12월에는 18개 압연공장 중 13개 공장이 정상 가동됐고, 올해 1월 완전 복구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은 지난해 사쟌 진달(Sajjan Jindal) 인도 JSW社 회장에 협조를 요청해 JSW 열연공장용으로 제작 중인 설비를 포항제철소에 들여왔다. 이를 통해 1년 이상 소요될 수 있었던 복구 작업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의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서 최 회장의 퇴진 명분이 약해졌다”면서 “연임은 몰라도 남은 임기는 무난하게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