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국제유가 상승 압박'고금리·고환율·고유가 위기' 증시 압박감 확대유가·금리 상승 압력 불가피…증시 변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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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세계 경제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최근 안정을 찾으려던 국제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대되면서 고금리·고환율·고유가 등 3고(高)위기에 빠진 국내 증시의 압박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9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 전자거래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3.9% 상승한 배럴당 86.06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89달러를 찍었다.WTI와 브렌트유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로 최근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한 상태지만 전쟁 발발 뒤 다시 상승하는 모습이다.원유시장이 출렁이는 건 팔레스타인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다.하마스의 공격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이란을 상대로 미국이 제재를 강화할 경우 현재 배럴당 80달러대인 국제유가가 치솟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국제유가가 먼저 상승하며 반응한 가운데 향후 유가 상승 추이에 따라 금리도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미국 중앙은행(Fed·연준)이 고금리를 시장 예상보다 길게 가져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글로벌 채권금리의 벤치마킹 지표인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4일 4.85%까지 치솟은 바 있다.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미 국채 금리 추가 급등이 우려되는 것이다.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원유 생산지가 아니어서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으나 하마스의 배후에 이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점이 문제"라면서 "주변 산유국까지 전쟁이 확전되거나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증폭될 경우 국제유가와 금리는 상승압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조 연구원은 "최근 미 국채 장기금리 상승에서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증가 우려에 대한 프라이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하원의장과 내년 예산안 등 미국 대선까지 재정 관련 소식도 금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전쟁 관련 재정 부담도 여기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듯하다"고 분석했다.환율 압박도 커지고 있다. 당분간 미국의 고용 및 물가 지표 발표와 이에 따른 국채 금리 변화에 따라 강달러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은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원·달러 상방을 1400원까지 열어 놓고 있다.시장에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국제유가 급등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한층 부채질할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국채 금리와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이어지던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부추기며 증시 하락폭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6일 기준 최근 한 달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4조21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으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됐다"며 "이란이 이번 사태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난다면 국제유가 급등이 불가피하고 연준의 긴축 기조가 확대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다만 과거 중동 전쟁처럼 이번 전쟁으로 인해 증시가 장기간 영향 받을 가능성은 비교적 낮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신 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중동 주요국들과 수교가 이뤄진 만큼 과거 중동전쟁 재발 우려는 낮은 편"이라며 "증시에 장기간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신 연구원은 "(지난 9일) 미국 증시는 수혜가 기대되는 에너지 방산 섹터가 상승세를 시현했다"며 "전쟁이 미치는 영향력이 일부 수혜 혹은 피해 섹터를 제외하고는 제한적일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