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적자폭 2분기 대비 1조원 줄여… 재고 '줄고' 수요 '증가'삼성 갤Z폴드5 국내외 판매 호조… 실적 개선 이끌어4분기 반도체 실적 흑자전환 기대감↑… "내년까지 상승 사이클"
  •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실적 반등 신호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77.9% 감소한 2조4천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매출은 67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7% 감소했다. 이번 실적은 '조 단위' 영업이익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깜짝 실적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 1·2분기 반도체 업황 악화로 6000억원대 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3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실적을 대폭 개선한데는 반도체 적자 규모가 크게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디바이스경험(DX) 사업부문이 호조를 보인 것도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시장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적자 규모가 3조원대에 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조원대 중반의 적자를 낸 지난 1·2분기와 비교하면 1조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특히 지난 상반기 실적 부진에 가장 큰 원인이던 메모리 반도체 '악성 재고'가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면서 반도체 사업에서 숨통이 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마이크론 실적 역시 적자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마이크론은 최근 2023 회계연도 기준 4분기(6~8월) 영업적자 규모가 14억7200만달러(1조9857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올해 2분기, 3분기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이와 함께 MX(MX)과 삼성디스플레이(SDC) 부문 영업이익이 상쇄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DX의 영업이익은 3조7천억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스마트폰 사업을 영위하는 MX 사업부의 호실적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가 지난 7월 선보인 갤럭시 Z플립5·폴드5 등 신형 스마트폰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사전 판매 기간중 100만대를 기록했으며 해외에서도 흥행이 이어졌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 38개국에 출시된 갤럭시Z플립5·폴드5는 초기 견조한 판매를 이어가며 전작을 상회하는 성적을 거뒀다.

    업계에서는 올해 갤럭시Z플립5·폴드5 등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연간 판매량이 1000만대를 무난하게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며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최근 메모리 시황의 경우 바닥을 통과했다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시장 선행지표로 통하는 D램 현물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하는 등 업황 회복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업계의 감산 효과와 함게 구매자들의 재고 수준도 바닥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부터 감산에 돌입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감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 감산 폭은 현재 지난해 말 대비 30%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재고 정리가 시급한 낸드 위주로 생산량 하향 조정을 크게 가져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낸드 감산 폭이 지난 2분기 말 25%에서 오는 4분기 35%까지 확대가 예상됐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50% 이상 줄인 데 이어, 레거시(구형) 제품 위주로 감산을 계속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상황이다. 삼성 갤럭시Z5와 아이폰15를 비롯한 모바일 신제품의 출시 효과에 더해 노트북·태블릿 같은 개인용 정보통신(IT) 기기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것 또한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서버 기업들을 중심으로 DDR5 등 최신 반도체 제품들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DDR5 제품 가격이 3~8%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D램 시장 가격의 선행지표인 현물(스팟) 가격은 하반기 들어 낙폭이 둔화되며 상승 전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D램 가격이 바닥을 형성했다고 보고 수요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대비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재고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황은 내년까지 상승 사이클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4분기에는 D램·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4분기 DDR4 제품의 계약가격은 0~5%, DDR5 제품은 3~8%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