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용 전력반도체 향후 3년간 30%대 고성장 전망글로벌 1위 울프스피드, 1.6조 투자 생산량 10배 확대SK실트론, 미국-韓 구미에 증설… 글로벌 탑티어 도약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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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가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중심으로 설비투자에 적극 나선 가운데 웨이퍼 업체들도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웨이퍼 업체들은 떠오르고 있는 전기자동차 시대에 대응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증설에 나서고 있다.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iC를 탑재한 전력반도체 시장은 올해 22억7천500만 달러(약 3조원)로 향후 3년간 30%대의 고성장이 점쳐진다.SiC는 실리콘과 탄소가 결합한 화합물 반도체로 기존의 일반 실리콘 웨이퍼 제품 대비 주행 거리를 5~10% 늘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자동차 업계가 이전까지 사용한 Si 소재는 150도 이상 고온에서 반도체 성질을 잃는 단점이 있었던 만큼 고경도, 내전압·내열 특성이 뛰어난 SiC가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2018년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모델3'에 SiC 전력반도체가 최초 양산 적용된 이후 수요는 급증하는데 반해 기술 장벽이 높고 양산 능력을 갖춘 업체가 많지 않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고 있지만 성장 속도는 빠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iC의 전기차 채택률은 현재 30%에서 오는 2025년 6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현재 SiC 웨이퍼 시장은 미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 디벨롭먼트에 의하면 2021년 기준 글로벌 SiC 웨이퍼 시장의 49%를 울프스피드가 차지하고, 투식스(35%)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국내 SK실트론이 9%의 점유율로 일본과 대만업체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다만 SiC 웨이퍼 시장은 아직 초기인 만큼 향후 점유율도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웨이퍼 업계가 새로운 먹거리로 SiC로 점찍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울프스피드는 약 1조6000억원을 투자해 내년까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SiC 웨이퍼 공장을 건설한다. 이를 통해 현재보다 웨이퍼 생산능력을 10배 확대할 예정이다. 대만의 글로벌웨이퍼스는 1~2조원을 투자해 2025년부터 SiC 웨이퍼 양산에 나선다.미국의 온세미는 최근 경기도 부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실리콘 카바이드(SiC) 제조 시설을 완공했다. 해당 시설은 풀가동 시 연간 100만 이상의 200 mm SiC 웨이퍼를 제조할 수 있다.온세미 CEO 하산 엘 코우리(Hassane El-Khoury)는 "부천의 150 mm, 200 mm SiC 웨이퍼 팹은 완전히 통합된 SiC 공급망의 지속적인 성공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전 세계 전기화(electrification)의 가속화를 지원한다"고 말했다.한편 SK실트론은 지난 2019년 미국 듀폰사 SiC 웨이퍼 사업부를 4억5000만달러(약 5294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자회사 SK실트론CSS를 통해 미국 미시간주에 3억 달러(약 3400억원)를 투자,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SK실트론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개년동안 3단계에 걸쳐 약 2조3000억원을 실리콘 웨이퍼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업계 관계자는 "SiC 웨이퍼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인 상황"이라며 "미국 기업이 1~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순위도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