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새마을금고 아웃… "내년 1/4분기까지 합병"

일부 개별금고의 부실로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조짐이 나타나는 등 홍역을 치른 새마을금고가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쇄신에 나섰다.

14일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위원회는 이날 건전성 관리와 지배구조 개혁 방안 등을 담은 경영혁신안을 내놓았다. 이번 안은 새마을금고의 혁신을 위해 지난 8월 출범한 경영혁신자문위원회에서 마련했다.

혁신안은 새마을금고 쇄신을 위해 ▲지배구조 및 경영 혁신 ▲건전성 및 금고 감독체계 강화 ▲금고 경영구조 합리화 및 예금자보호 강화 등 3대 분야 10대 핵심과제, 29개 기본 및 72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 전문 경영인 도입… 중앙회장, 연임제→4년 단임제

'지배구조 및 경영 혁신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는 대표이사 체제로의 개편이다. 중앙회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견제와 균형의 지배구조, 책임경영을 확립한다는 복안이다.

전무·지도이사를 폐지하고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경영대표이사'로 개편해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중앙회장은 현행 연임제에서 4년 단임제로 하여 대외활동 업무와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에 한정한다.

감사위원회의 견제기능 강화를 위해 이사회 내 위원회로 격상하고 외부전문가인 전문이사를 확대했고, 금고감독위원회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위원 임원 격상 및 감독업무 대표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또 이사회 구성 다변화를 통한 견제와 균형을 위해 전문이사는 확대하고 금고이사장인 이사는 줄였다. 이사 1/3이상 요구가 있는 경우 이사회 소집 및 임원 해임요구가 가능해진다. 인사추천위원회의 위원 과반수 이상을 외부전문가로 구성하여 인사의 객관성,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조직·인력 효율화를 위해 취약한 리스크관리와 금고 지도·감독 기능을 중점 보강했고 유사기능을 수행하거나 업무 연계성이 떨어지는 자회사는 통폐합할 예정이다.

고통분담과 자구노력 차원에서 중앙회장 보수는 2018년 비상근 전환 취지에 맞게 당시 보수수준으로 감액(△23%)하고, 상근이사도 타 상호금융권과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28%)하며 간부직원(부장 이상 임직원)들의 올해 임금인상분을 반납한다.

◆ '동일업권-동일규제'… 건전성 규제 차이 해소

다른 상호금융권과의 규제 차이를 해소하고 금융환경 변화 등 위기상황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대손충당금 적립을 강화하고 유동성 비율과 예대율 기준도 타 상호금융권과 동일하게 개선할 예정이다. 금융위 국장급이 주재하던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차관급인 금융위 부위원장이 주재하도록 격상하기도 했다.

기업여신 관리 강화를 위해, 200억원 이상 공동대출은 중앙회 참여를 의무화하고 부동산·건설업에 대한 업종별 여신한도도 각 30%, 합산 50%로 강화한다.

리스크관리본부를 상무급으로 격상해 리스크관리최고책임자(CRO)로 지정하고 관련 조직과 인력도 확충해 유동성 및 고위험 자산 리스크 관리 강화에 힘쓴다.

아울러, 상환준비금의 중앙회 의무예치비율을 단계적으로 50%에서 100%로 개선하고, 위험성이 높은 해외투자 등 대체투자 비중을 축소함과 함께 분기별 사업성 평가 등 관리체계도 꼼꼼히 챙긴다.

금고 감독체계 개편과 금감원 연계를 강화해 금고 감독기능을 대폭 확대하고, 금융사고 근절을 위한 내부통제도 강화한다. 우선 상시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고연체율·대형금고 등 위험이 큰 금고에 대한 검사역량을 집중한다.

금고 직원에 대한 행안부·중앙회 직접제재권을 신설하며 중앙회 검사인력을 확충하고 금고 취약분야 수시점검을 위한 순회검사역도 운영한다. 금융권 검사역 퇴직자 등 전문인력을 3년간 단계적으로 60명 채용할 계획이다.

특히, 금감원·예보 등 감독전문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하여 검사계획수립 및 제재 등 검사업무 전반에 대한 참여와 협력을 보장한다. 부실징후를 조기에 감지하는 조기경보시스템을 고도화해 이상이 감지된 금고에 대해서는 즉각 현장지도관리하고, 2년 주기로 실시되는 외부회계감사를 3천억원 이상 금고는 매년 실시토록 강화했고, 금고 내부통제팀 설치도 확대했다.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여수신금리 산출시스템을 재구축하고, 적립금 의무적립률을 당초 15%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다.

◆ 부실금고 구조조정… 소비자 보호 강화도

구조조정의 원칙과 기준을 재정비하고 부실금고 퇴출 등 금고 경영합리화를 추진한다. 고연체율 등의 이유로 경영개선이 어렵거나 소규모 금고 중 경쟁력을 상실한 금고 등은 '부실우려금고'로 지정해 합병 등 구조개선 대상에 포함되도록 하고, 경영지도 대상 중 특히 합병명령을 받은 금고에 대해서는 즉각 '현장경영지도'에 착수한다.

현재 완전자본잠식 등 부실 정도가 심각한 금고에 대한 신속한 구조조정을 실시하여 내년 1/4분기까지 합병을 완료할 예정이다. 합병 시 고객 예적금 및 출자금은 전액 보장한다.

현재 행안부 감독기준에 규정된 '경영개선조치'를 다른 상호금융권과 동일하게 '적기시정조치'로 개편 및 법제화를 통해 실효성을 확보했다.

새마을금고 예금자보호제도 개선과 고객피해예방 등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방안도 마련했다. 예보준비금 출연금 요율을 현행 0.15%에서 연차적으로 0.18%~0.2%로 상향하고, 기존 납입한도도 순차적으로 폐지해 예보준비금 적립률을 제고한다. 또 '새마을금고 통합 재무정보 공개시스템'을 구축해 재무정보에 대한 금융소비자 접근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서민금융기관으로의 역할을 회복하기 위해 포용적 금융 및 지역공헌활동을 확대한다. 소상공인 등을 위한 중금리 신용대출인 'MG희망드림론'과 저신용자 특례보증상품을 신규 출시할 예정이다. 

고금리 수신 및 비회원 대출을 제한하고 지역공동체 회복 지원을 위해 청장년 ▲취·창업 지원(MG일자리 아카데미) ▲의료서비스(MG희망버스) ▲육아돌봄 등 생활지원과 함께 친환경 및 기후위기 대응 협력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김성렬 경영혁신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신뢰를 되찾기 위한 절실한 마음으로 금고 및 중앙회 임직원, 외부전문가와 함께 경영혁신안을 마련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