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조직개편 마무리… 대표, 주요사업부 수장 '유임'바닥 찍은 메모리 반등 조짐… AI 타고 '유례 없는 호황' 예고수장 교체보다 시장 변화 '대응 속도' 높이기 무게… HBM 경쟁력 강화 총력
  • SK하이닉스 HBM3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HBM3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말 인사를 마무리 하는 가운데 대표나 사업부장 교체로 변화를 앞세우기 보단 리더십을 유지해 내년 본격 시작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승 사이클 대비에 나섰다. 이번 업턴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예년 업황 상승기보다 더 강력해질 가능성이 높아 시장 분위기에 빠르게 대응하는 전략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예년보다 일주일 가량 빨리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가운데 SK하이닉스도 지난주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 이어 이번주 중으로 전사 인사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이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 투톱이기도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연말 인사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우선 삼성전자 반도체(DS)사업부문은 경계현 사장이 부문장을 유임하고 사업부장들도 모두 자리를 지키면서 큰 틀에서의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과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 사업부장이 내년에도 그대로 삼성 DS부문을 주도한다.

    대신 실무 임원단에서 '세대교체'는 이어갔다. 이번 삼성 인사의 큰 키워드 중 하나가 '40대 부사장', '30대 상무'였을 정도로 젊은 조직을 만들겠다는 삼성의 의지는 명확했다. 실무진에서 지속적으로 세대교체를 추구해 더 젊고 역동적인 조직을 만드는데 더불어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그룹 차원의 부회장단 2선 후퇴로 박정호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선 물러났지만 각자 대표였던 곽노정 사장이 리더십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앞서 삼성이 변화보다는 유지에 방점을 둔 인사를 한 것과 달리 SK그룹 전반이 부회장단 교체와 더불어 임원인사에서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SK하이닉스도 큰 변화 없이 수뇌부를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사라는 평가다.

    SK하이닉스 주요 사업부장들도 유임된 분위기다. 무엇보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으로 우려를 샀던 낸드사업 관련 수장들이 대부분 유임되면서 삼성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에 대해 리더들을 문책하기 보단 내년 업턴을 잘 준비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경향이 뚜렷했다.

    SK하이닉스에서는 낸드사업부장인 최정달 부사장이 유임되고 2년 전 인수했지만 인수 이후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솔리다임 대표를 맡고 있는 노종원 사장도 자리를 지켰다. HBM으로 날개를 단 D램 사업은 이번에 SK하이닉스에서 유일한 사장 승진자로 이름을 올린 김주선 GSM 담당이 이번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AI 인프라' 조직을 이끌면서 HBM 같은 핵심 사업을 직접 챙기면서 리더십 확대에 나선다.

    삼성과 SK가 이처럼 대부분 사업부장들을 유임하고 임원 변동폭을 최소화한데는 당장 내년 상반기부터 이어질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 속도와 연관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3분기 바닥을 찍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이후 회복세로 돌아서 업턴에 접어들고 있는데, 이 같은 업황 반전 속도가 예년 대비 상당히 빠르다는 점에서 메모리 제조사들이 긴장을 곤두 세우고 있다. 리더십을 재정비하고 새로 전략을 세우기보단 이미 접어든 업턴에 서둘러 대응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반도체 시장조사업체들은 내년 본격화될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승 사이클이 예년보다 훨씬 더 강력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공지능(AI) 수요를 중심으로 HBM과 DDR5 등 고부가 제품이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팔려나가면서 유례 없는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HBM은 이미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기대가 큰 제품이다. 신제품 하나를 팔면 기존 D램의 6~7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HBM 수익성을 고려할 때 기존 메모리 반도체 시장 매출 규모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 이번 업턴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그 시작점이 내년이고 절정은 내후년인 2025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