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차질 시 유가 급등 예상홍해부터 해상 교역 동시 위협세계 주요 무역항로 이란 통제력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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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현지시각으로 11일 걸프 해역(페르시아만)과 이어진 오만만에서 유조선을 나포했다.
홍해상 선박 공격으로 세계 주요 교역로가 위협을 받는 가운데 에너지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위기가 발생했다.
국제유가는 즉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이란이 유조선을 나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국제유가는 3% 가량 급등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연준의 긴축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낙폭이 줄긴 했지만 국제유가 여파는 지속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전거래일보다 1.01% 상승한 배럴당 72.09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도 0.95% 상승한 배럴당 77.53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만약 호르무즈 해협이 한 달간 차질을 빚으면 유가는 20% 오르고, 장기화될 경우 결국 유가는 두 배로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충돌과 예멘 후티 반군발 홍해 긴장이 고조될 경우 석유의 중요한 반출로인 호르무즈해협에까지 영향을 미쳐 국제유가가 크게 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 석유연구 책임자 댄 스트루이벤은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예멘 후티 반군이 촉발한 긴장이 호르무즈해협에도 영향을 미칠 경우 국제 원유가격이 두 배로 오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출신인 래피디언에너지의 설립자 밥 맥낼리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유가가 15%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맥낼리는 이란이 개입할 경우 지금의 홍해 긴장보다 더 큰 타격이 에너지 시장에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홍해에는 아프리카 희망봉이라는 우회로가 있지만, 호르무즈해협에 차질이 생기면 차선책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맥낼리는 "지정학적 사건으로 인한 석유공급 충격 위험이 최소 30%에 달했다"며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최소 12달러 프리미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현재 78달러에 머물고 있는 국제유가 기준 브렌트유가 9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란 해군이 오늘 오전 오만만 해역에서 미국 유조선 세인트 니콜라스호를 나포했다고 보도했다.
법원 명령에 따른 것으로 해당 유조선이 올해 이란의 석유를 훔쳐 미국에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의 해상 진출로다.
걸프 해역과 오만만을 이어주는 통로로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