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대 은행 정기예금 실종, 3% 중반으로 떨어져예금 만기 소비자, 재가입 대신 다른 투자처 물색대기자금 늘고 증시‧가상자산으로 뭉칫돈 몰려
-
은행 뭉칫돈의 머니무브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시선은 예금에서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 등으로 향하고 있다.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849조2957억원으로 전달보다 19조4412억원 줄었다.반면 대기성 자금인 수시입출식 예금 잔액은 전달보다 42조3000억원 급증한 89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금융당국의 수신 경쟁 자제령 속에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의 연말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최근 은행채 금리가 내려가 예금 금리가 떨어진 것도 예금 이탈을 부추겼다.최근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 서비스 시작으로 은행권 주담대 금리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조달금리 부담에 따른 예금금리 인하 원인으로 꼽힌다.지난달 평균 4%였던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새해 들어 3%대 중반까지 내려갔다.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과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의 지난달 평균금리는 4.05%였으나 이달 들어 각 3.65%, 3.55%로 떨어졌다.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역시 같은 기간 4.03%에서 각 3.60%, 3.70%로 내렸다.주저 앉은 예금 금리로 인해 정기예금 만기가 도래한 소비자들은 재가입보다는 대기성 자금이나 증시나 가상자산 등 다른 투자처를 물색하기 시작했다.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1월 초 2300선을 넘은 이후 지난해 말 2600선을 돌파했다.이 기간 동안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46조원에서 53조원으로 7조원 늘었고,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역대 최대인 75조원을 넘어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CMA 잔고는 75조404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64조1023억원)에 비해 17%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CMA 계좌 수도 56만7195개 늘어난 3826만8131개로 증가했다.CMA는 증권사가 고객 돈을 국고채, 양도성예금증서, 회사채 등 단기기 투자에 운용해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주식 시장의 투자 대비 자금으로 대표적인 주식투자 예비 투자자금으로 여겨진다.가상자산 시장도 재점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최근 3개월 사이 저점 대비 82%나 가격이 올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소 상장을 공식 승인하면서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알트코인들도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