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팬데믹 이후 글로벌 교역 평가올해 통화긴축 완화 등으로 교역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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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세계성장률이 전년에 비해 소폭 둔화됨에도 불구하고 세계교역은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IT(정보기술) 경기 반등이 한국의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통화긴축이 점차 완화돼 주요국의 투자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중심 수출국가의 경기 전망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8일 공개한 ‘팬데믹 이후 글로벌 성장‧교역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을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한은은 지난해 세계교역이 크게 부진했지만 올해는 세계성장세 둔화에도 통화긴축과 서비스선호 충격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수년간 세계교역은 세계성장률과 비슷하거나 이에 다소 못미치는 흐름을 예상했다. 

    ◇ 팬데믹 이후 글로벌 분절화‧통화긴축‧서비스중심 회복 

    팬데믹 이후 세계교역은 글로벌 분절화와 통화긴축, 서비스중심 회복 등에 따라 미약한 회복흐름을 보였다. 미‧중 무역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분절화가 심화한 데다 고물가에 대응한 급격한 금리인상 사이클로 교역흐름이 크게 약화됐다.  

    팬데믹 충격은 대면과 비대면 수요부침을 극명하게 갈라놓았고 상품과 서비스 수요 간 대체관계를 형성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2021년에는 락다운으로 대면서비스 지출이 위축됐다. 원격수업과 재택근무 확산에 따라 IT(정보통신)기기 수요가 확대되고 주요국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힘입어 상품 수요가 급증했다. 

    반면 2022년 리오프닝 이후 세계경제가 주로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세계교역의 회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세계성장 대비 교역증가율(교역탄성치)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부진하다. 2021~2023년 중 교역탄성치(1.2)는 금융위기 당시(1.6)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2023년 중 세계교역은 성장에 비해 매우 부진해 교역탄성치가 0.3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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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서비스 순환 정상 진입, 글로벌교역 회복세

    한은은 팬데믹 기간 나타났던 글로벌 통화긴축과 재화·서비스선호 충격의 영향은 올해 들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관계자는 "그간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작년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기대가 확대됐다"면서 "올해 중에는 글로벌 통화긴축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는 주요국의 투자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AI(인공지능)산업 성장, 친환경 전환, 각국 산업정책 등 새로운 투자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글로벌 교역과 제조업 중심 수출국가의 경기 전망에 긍정적 요인이다. 

    미국의 경우도 재화·서비스 소비순환 국면이 지난해 하반기 무렵 정상수준으로 회귀했다. 

    한은은 각국 리오프닝 이후 서비스 소비에 집중됐던 펜트업 효과는 거의 소멸되고 그간 억눌렸던 재화수요가 점차 되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글로벌 분절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최근 중동정세 불안, 중국 경제지표 부진 등을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 올해 교역신장률 (3.5%, IMF 전망기준)은 과거 장기평균(07~18년중 3.8%)에 비해 완만할 것으로 분석했다. 회복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IT경기 반등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미뤄져온 PC‧스마트폰 교체수요와 AI 서버‧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등이 반도체 수요를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수출 개선에 따른 성장세 확대는 대만, 베트남과 같이 IT 중심의 수출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