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3% 상회내년 물가전망 2.4%→2.6% 상향"2%대 물가 2025년 돼야"국제유가 진정됐지만, 고금리·고비용 장기화에 물가상승 압력 커져중동발 불확실성 여전, 농축산물 변수, 통화정책 예측 어려워
  • ▲ 정부가 AI 확산에 따른 먹거리 물가 불확실성을 차단하기 위해 신선란 112만개를 수입하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연합뉴스
    ▲ 정부가 AI 확산에 따른 먹거리 물가 불확실성을 차단하기 위해 신선란 112만개를 수입하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계란 판매대ⓒ연합뉴스
    3%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계속되는 가운데 향후 물가는 완만한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그동안 너무 높았던 인플레이션 탓에 소비자 물가인식이 높아져 물가하락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20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서 "앞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수요 측 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공급충격의 영향도 점차 줄어들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나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1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3% 상승했는데 10월 상승률 3.8%에 비해 큰 폭 하락했다. 하지만 이는 유가와 농산물가격이 하락하면서 생긴 낙폭으로 앞으로 이처럼 빠른 하락이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은은 내다봤다.

    향후 물가 전망경로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누적된 비용압력의 영향 등을 꼽았다. 특히 국내외 수요부진이 심화되고 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리스크와 중동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 고조에 따른 유가 재급등,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강화, 기상이변 등의 상방리스크가 혼재돼 있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내년 우리경제 를 전망하며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4%에서 2.6%로 0.2%p 상향했다. 당초 기대했던 물가상승세를 뛰어넘는 요인이 작용했다는 의미다. 이창용 한은 총제는 "국내 물가는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하락 영향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예상보다 높아진 비용압력으로 지난 8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 ▲ 월별 소비자물가상승률ⓒ뉴데일리
    ▲ 월별 소비자물가상승률ⓒ뉴데일리
    이 같은 전망은 한은의 통화긴축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이 가장 첫번째 목표"라며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하겠다"고 했다.

    한은은 주요국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으며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 안정세로 둔화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환경도 노동시장의 명목임금 상승률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유류세 인하조치 연장 등도 하방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국제유가 추이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고, 누적된 비용압력의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노동시장의 물가압력,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 향후 근원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누적된 비용압력의 영향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근원상품가격의 경우 주요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은은 "대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향후 물가는 유가가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완만한 둔화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금까지에 비해 다소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의 가격조정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 연말·연초에 물가 오름세가 다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전개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