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신약 개발에 항체·페이로드·링커·결합기술 필요ADC 개발 전문 바이오텍과 적극적인 협력으로 격차 좁힐 듯레고켐바이오·아라리스·에임드바이오 통해 링커 기술 확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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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올해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항체약물접합체(ADC)다. 너도나도 ADC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어 위탁개발생산(CDMO)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내 가동을 목표로 ADC 전용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다른 CDMO 업체에 비해 ADC 분야 진입 속도는 뒤처졌지만 ADC 개발 전문 바이오텍과 공조를 통해 격차를 따라잡겠다는 계획이다.

    ADC는 항체와 세포독성 약물(페이로드)을 링커로 결합해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항암제의 한 종류로 차세대 항암제 플랫폼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2029년 글로벌 ADC 시장 규모가 360억달러(47조80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ADC 신약 CDMO 사업을 위해서는 항체뿐만 아니라 페이로드, 링커, 결합기술이 필요한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부족한 역량에 대해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통해 채울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7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레고켐바이오)와 위탁개발(CDO) 계약을 체결해 ADC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항체 개발에 참여할 예정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차별화된 링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레고켐바이오와 협력으로 링커 부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출자해 설립한 삼성라이프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지난해 4월 스위스 바이오텍 ‘아라리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아라리스가 보유한 차세대 링커 기술을 활용하면 항체를 별도 재설계하지 않고도 균일한 품질의 ADC 물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라리스는 접합기술도 연구개발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같은해 9월 지분투자한 국내 바이오텍 ‘에임드바이오’도 아라리스와 같은 세대의 링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단클론 항체(mAB) 및 생산 관련 트랙레코드와 전문지식 보유하고 있는 점이 강점”이라며 “아직 ADC 초창기여서 고도의 전문지식을 갖추고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해 협업할 수 있는 프로젝트 전문가를 얼마나 확보하는 지도 중요한데 우리는 충분하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글로벌 CDMO 업체는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일찌감치 ADC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기반을 구축해왔다.

    1위 CDMO 업체 론자는 이미 로슈의 ADC 신약 캐사일라(유방암), 폴라이비(혈액암)를 위탁생산(CMO)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네덜란드 ADC 개발사 시나픽스를 최대 1억6000만유로(2240억원)에 인수하며 ADC 신약 효능과 내약성을 향상시켜 임상시험 및 상용화 과정 간소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나픽스는 ADC 물질 결합기술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3위 CDMO 지위를 놓고 다투는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우시STA와 합작해 ADC 개발사 우시XDC를 설립했다.

    우시XDC는 ADC 중 결합 부문에 특화돼 있는데 지난해 9월 cGMP(미국 우수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 생산시설을 준공해 개발부터 원료의약품(DS), 완제의약품(DP)까지 ADC 신약 개발 전 단계를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같은 해 12월 셀트리온과 ADC 신약 후보물질 2종의 링커와 페이로드를 합성하는 공정을 개발하기 위한 CDMO 계약을 체결한 이후 공동 개발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앞서 2021년 6월 레고켐바이오와 업무협약을 맺고 임상용 의약품 및 향후 상업용 제품 생산에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