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금융 작년 이자장사로 49조 벌어, 역대 최대해외부동산 투자는 '조' 단위 손실 가시화'쉽게 번 돈으로 공격적 투자' 비판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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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들이 국내에서 손쉬운 '이자 장사'로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 반면 해외에선 부동산 투자 실패로 대규모 손실을 내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부동산 침체로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대출 부실 등 손실 규모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금융지주는 지난해 이자이익으로 사상 최대인 49조1994억원을 거둬들였다. 2021년 44조 9000억원, 2022년 49조원에 이어 매년 최고 실적을 고쳐쓰고 있다.5대 은행만 놓고 봐도 지난해 이자이익은 총 41조3878억원으로 전년보다 4.9%(1조9266억원) 늘어 역대 최대 규모다.일각에서는 은행이 정부 허가로 얻은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국민을 상대로 장사를 하면서 역대 최고의 수익을 냈다는 비판이 나온다.이런 와중에 5대 금융지주들은 해외 부동산 투자로 최소 1조원이 넘는 평가 손실을 기록했다.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금융의 해외 부동산 투자 원금은 총 20조3868억원(782건)에 달했다.하나금융이 6조245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금융 5조6533억원, 신한금융 3조9990억원, 농협금융 2조3496억원, 우리금융 2조1391억원 순이다.5대 금융은 이 중 대출 채권을 제외하고 수익증권과 펀드 등 512건의 투자에 총 10조4446억원의 원금을 투입했는데 현재 이 자산들의 평가 가치는 총 9조344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애초 투입한 원금보다 1조1002억원이 줄어든 상태로 전체 평가 수익률은 10.53% 하락했다.코로나19를 거치면서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공실이 증가했고, 금리상승 여파로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떨어진 탓이다.금융지주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대부분 2020년 이후 집행됐다는 점에서 볼 때 금융지주가 국내에서 별 어려움 없이 번 이자이익을 해외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가 실패한 거라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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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다 해외 부동산 침체로 부동산 매각이 지연 또는 불발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이는 금융사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금융 소비자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은행, 증권사 등은 해외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펀드 등을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금융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긴장감을 갖고 해외 부동산 관련 대출·투자 건에 대해 정밀 실사에 나서는 등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자산 부실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장부가에 손실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계열사별로 전수조사를 벌이는 동시에 회계 법인을 통한 글로벌 금융기관 해외리스크 관리 모범 기준 마련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