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물가 3.1% 상승…과일지수 41% 폭등한달만에 3%대 복귀 "물가상승 원인은 과실·석유"최상목 "물가 상황 엄중…2%대 물가 안착에 총력"
  • ▲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한 과일가게 앞에 가격표가 놓여있다. ⓒ뉴시스
    ▲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한 과일가게 앞에 가격표가 놓여있다. ⓒ뉴시스
    새해 첫달 2%대로 둔화했던 소비자물가가 한 달만에 상승폭을 확대하며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값 급등과 최근 국제유가 불안까지 겹친 이유가 컸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2020=100)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를 보면 작년 7월 2.4%에서 8월 3.4%로 반등한 후 9월(3.7%), 10월(3.8%), 11월(3.3%), 12월(3.2%)까지 3%대를 기록하다가 지난 1월(2.8%) 2%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서며 둔화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1.4% 올랐다. 특히 사과(71.0%), 귤(78.1%), 토마토(56.3%), 배(61.1%) 등 농산물 가격이 작년 동기간보다 20.9% 올라 전체 물가를 0.80%포인트(p) 끌어올렸다.

    그동안 소비자물가를 끌어내린 석유류도 최근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기여도 측면에서 마이너스(-) 0.06%포인트(p)에 불과했다. 1월 기여도(-0.21%p)보다 줄면서 상대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공공서비스 물가는 시내버스료(11.7%), 택시비(13.0%) 상승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올랐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3.4% 상승했다. 이 중 외식 물가는 3.8% 올랐다. 오름폭은 2021년 10월(3.4%) 이후 가장 작았다. 외식 제외 물가 상승률은 3.1%였다.

    집세는 월세가 0.8% 올랐으나 전세가 0.9% 하락하면서 0.1% 내려갔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5%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7% 상승했다. 지난해 10월(4.5%) 정점을 찍은 후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넉 달 만에 다시 상승 폭을 키운 것이다.
  • ▲ 2024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 ⓒ통계청
    ▲ 2024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 ⓒ통계청
    신선 어개·채소·과실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20.0% 올랐다. 그중 신선과실은 41.2%로 상승폭이 가장 컸다.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여도 측면에서 석유류·과실 등이 많이 오른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로 올라섰다"라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 후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1월 중순부터 상승한 국제유가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농·축·수산물 가격 강세가 지속됐다"며 물가 상승 원인으로 유가와 농산물을 지목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물가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여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600억원을 투입해 주요 먹거리 체감가격을 40~50% 낮추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