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합산 1분기 순익전망치 4.6조…전년대비 6.8%↓ELS사태로 투자상품 판매 위축…비이자이익 부진 전망ELS 배상‧과징금 수조원…4대금융 올해 역성장 가능성금융당국, 주담대 경쟁 제동…이자 확대도 어려워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의 대규모 손실 영향으로 은행권의 투자상품 판매가 위축되면서 주요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꼈다. 

    아직 실행되지 않은 홍콩ELS 배상액은 1분기 실적에 반영되지 않지만 갈수록 올 한해 실적을 압박하며 실적 하락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 홍콩ELS에 짓눌린 금융지주 실적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총 4조633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조9696억원)와 비교해 6.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 악화의 이유로는 주요 계열사인 은행들의 수수료 이익 부진이 꼽힌다. 

    지난해 은행들이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인 데는 핵심 수익원인 이자 이익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ELS 판매 수수료 등 비이자 이익 증가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합산 비이자이익은 10조51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8%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우리은행을 제외한 주요 은행들이 ELS판매를 잠정 중단하는 등 투자상품 판매가 크게 위축돼 있어 비아자이익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국이 고위험 상품 판매 제한을 검토 중인 상황이라 결과에 따라 비이자이익 전망은 더 암울해질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각각 조 단위로 예상되는 홍콩ELS 배상액과 과징금까지 고려하면 올해 금융주지들이 역성장을 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 ▲ ⓒ연합뉴스
    ◇ 이자이익은 ‘눈칫밥’…연간 실적 비관론 확산

    막혀있는 비이자이익 대신 이자 이익을 늘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이 여전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관리의 고삐를 다시금 잡고 있다. 

    당국은 최근 은행 재무담당 임원들을 불러 주담대 경쟁 자제와 대출 목표 관리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약 1년 만에 감소로 전환한 가운데 주댁담보대출만 5조원 가까운 증가세를 보이자 특별 관리를 주문한 것이다.

    금융위원회의 ‘2024년 2월중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1조8000억원 감소했으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4조 7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은행권 주담대 세부 현황을 보면 정책모기지 잔액이 1조8000억원 줄어든 반면, 은행의 일반개별 주택담보대출은 한달 새 5조2000억원 불어났다. 

    전체 가계대출이 줄어든 가운데 주담대 증가가 눈에 띄고 있지만, 당국의 관리 기조와 함께 부동산 매매수요 위축 영향으로 적어도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보이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지한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적극적으로 하더라도 주택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큰 폭의 증가 흐름으로 전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올해 국내 은행권의 경영 상황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피치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홍콩 ELS 배상 영향으로 국내 은행들의 영업이익이 최소 6%에서 최대 34%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무디스는 지난 8일 국내 은행 시스템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은 중장기적으로 신용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디스는 상생금융 압박, 홍콩 ELS 배상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