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서 HBM·AI 인프라 공급망 정렬 강조"메모리 공급 타이트" 인정, 韓 파트너 협력 확대R&D센터 채용·로보틱스 투자까지 협력 범위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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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5일 오후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서성진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7개월 만에 한국을 찾아 “많은 사업과 일거리를 가져왔다”고 밝혔다.삼성·SK·LG·현대차·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과의 회동을 앞두고 HBM(고대역폭메모리), AI(인공지능) 인프라, 로보틱스, R&D센터 협력을 직접 언급했다.이번 방한은 단순한 친선 일정이 아니라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 제조업의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황 CEO는 5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 정말 많은 사업을 가지고 왔다. 일거리를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방한 당시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선물로 가져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한국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AI 생태계 안에서 맡게 될 실질적 역할을 강조한 셈이다.그는 방한 목적에 대해 “모든 파트너와 고객에게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서”라며 “AI 구축이 정말로 가속화되고 있고, 한국 시장도 정말 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고, 내년도 역시 커질 것”이라며 “파트너들과 모두 준비가 맞춰져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이번 방한은 엔비디아가 블랙웰 이후 차세대 AI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AI 가속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HBM, D램, 칩 패키징, 데이터센터, 로보틱스까지 공급망 전반의 병목이 커지는 상황이다. 황 CEO가 직접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 현대차, 네이버 등을 거론한 것은 한국 기업을 AI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공항 질의응답의 핵심은 공급망이었다.황 CEO는 한국 파트너들과 논의할 주제를 묻는 질문에 “공급망을 정렬하는 것이 가장 주된 관심사”라고 답했다. 그는 “많은 제조사들이 엄청난 기술을 발휘하고 있다”며 “D램, HBM 메모리, 다양한 칩을 제조하고 있고 상당한 AI 인프라 구축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역할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HBM은 엔비디아 AI 가속기의 성능과 공급량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GPU 설계만큼이나 안정적인 메모리 확보가 중요해졌다.황 CEO는 “상반기에 이미 대단한 성공을 거뒀고 블랙웰 시스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베라 루빈도 양산 단계에 있어 2분기에 굉장히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다.메모리 공급난도 인정했다. 베라 루빈 시스템에 탑재되는 고속 메모리 용량을 줄이기로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황 CEO는 “많은 고속 메모리를 사용할 예정”이라면서도 “현재 메모리 공급 라인이 타이트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파트너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최대한의 공급 물량을 확보하고, 시스템 안에서 가장 현명하게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HBM4 공급 경쟁에 대해서는 “3개(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벤더 모두 자격이 충분한 업체”라며 “모두 생산하고 있고 경쟁하면서 베라 루빈에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
- ▲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5일 오후 김포공항으로 입국해 기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R&D센터 채용 시작” … 한국이 AI 개발 거점황 CEO는 한국 내 R&D센터 투자와 채용도 공식화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타임라인을 묻는 질문에 “이미 한국에서 R&D센터 채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그는 한국을 R&D센터 투자처로 보는 이유에 대해 “AI 전문성이 충분하고 로봇공학도 많이 발전돼 있다”며 “한국은 제조 강국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봇 기술과 피지컬 AI 기술을 결합해 이곳에서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 발언은 엔비디아가 한국을 단순한 부품 조달처나 판매시장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GPU와 AI 가속기 중심의 데이터센터 시장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넘어 로봇, 자율주행, 공장 자동화, 제조 AI 등 현실 산업에 적용되는 피지컬 AI로 전략을 확장하고 있다. 황 CEO가 한국의 제조 경쟁력과 로봇공학, AI 인재를 함께 언급한 것은 이 같은 산업 구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다만 R&D센터의 구체적인 규모와 위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황 CEO는 “구체적으로 인원이 확보되면 현장을 구축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한국은 멋진 건물을 짓는 역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채용을 먼저 시작하고, 인력 규모가 잡힌 뒤 거점을 확정하겠다는 단계적 접근으로 해석된다.◇로보틱스 찍은 젠슨 황 … AI의 다음 전장은 제조업황 CEO는 한국에서 투자하고 싶은 세부 업종을 묻는 질문에 로보틱스를 꼽았다. 그는 “한국은 투자할 만한 너무나 많은 업종을 가지고 있다”며 “로보틱스가 한국 내 주요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한국은 제조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가지고 있고, 메카트로닉스와 AI 분야 역량도 있다”며 “이 기술들이 융합되면 로보틱스를 위한 완벽한 환경이 구축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의 거대한 산업 기반은 로보틱스 발전을 지탱할 수 있는 토대”라고 했다.이는 엔비디아의 AI 전략이 데이터센터 안에 머물지 않고 제조 현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모델을 학습하고 추론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공급망이 1차 전장이었다면, 앞으로는 AI가 실제 공장, 로봇, 차량, 물류망, 산업 장비에 적용되는 피지컬 AI가 2차 전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국내 기업별 접점도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HBM과 D램, 파운드리, 온디바이스 AI, 로봇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할 여지가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핵심 공급사로서 차세대 AI 가속기 공급망의 중심에 있다. LG는 전장, 디스플레이, AI 인프라, 로봇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네이버는 클라우드와 AI 데이터센터, 소버린 AI 영역에서 엔비디아와 접점이 있다.황 CEO도 이날 “LG, 현대, SK, 삼성, 네이버 등과 많은 일정이 계획돼 있다”고 직접 밝혔다. 방한 일정이 단순한 재계 친교 행사가 아니라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제조 AI를 아우르는 산업별 협력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이유다.현장 분위기는 가벼운 장면도 적지 않았다. 황 CEO는 한국 음식에 대한 질문에 “삼겹살, 바비큐, 치킨, 삼계탕 모두 너무 맛있다”고 답했다.젠슨 황 CEO는 방한 기간 서울 홍대 일대를 중심으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첫 일정으로는 홍대입구역 인근 T1 베이스캠프를 방문해 e스포츠 구단 T1 소속 ‘페이커’ 이상혁 등 선수단과 만난다.이후 홍대 고깃집 ‘형님 저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이른바 ‘삼쏘’ 회동을 갖고 AI 반도체와 로보틱스, 피지컬 AI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