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인뱅 신규 인가 위해 IT기업과 금융사들 컨소시엄 구성 인뱅에 투자한 국민‧하나‧우리銀과 달리 신한銀 "참여 안 해" 신한, 자체 디지털‧데이터로 승부…인뱅 투자 실익 매력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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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제4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컨소시엄 3곳이 도전장을 내밀었다.관건은 자본금 확충과 혁신성이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들이 기존 인터넷은행에 투자한 만큼 신한은행의 제4 인뱅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리지만 신한은행은 사실상 참여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신한은행 고위관계자는 20일 “인터넷은행에 투자한다고 해서 현재로선 금전적 이익을 크게 보기는 어렵다”며 “신한은행은 인터넷은행 참여 대신 자체적인 앱 개발, 디지털, 데이터 구축을 통한 성장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실제로 앞서 초기 인터넷은행에 투자한 시중은행 사례만 보더라도 투자에 따른 금전적 이익을 단숨에 장담하기는 어렵다. 이익을 봤더라도 인터넷은행이 본업을 잘해 지분법 이익이 높아진 게 아니라 ‘주식장사’로 이익을 거뒀다.토스뱅크에 투자한 하나은행은 토스뱅크가 지난 연말까지 흑자 전환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수익 실현을 하지 못했다.케이뱅크에 투자한 우리은행은 인뱅의 유상증자를 통해 70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당시 케이뱅크가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액면가보다 30% 할증하면서 우리은행이 보유한 기존 지분의 평가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다.카카오뱅크에 투자한 KB국민은행도 지난해 카뱅 보유지분 3%를 매각하면서 약 3350억원을 벌어들였다. 국민은행은 현재 카카오뱅크 지분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해 언제든지 추가 매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은 상태다.신한은행이 자체 앱을 론칭하고 데이터를 구축하는 등 인터넷은행에 대적할 기틀을 마련한 점도 인터넷은행 투자에 미온적인 이유다.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데이터전문기관 본인가를 획득한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금융위에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데이터전문기관 업무를 은행의 부수 업무로 신고했다.이를 통해 금융·비금융 기업 간 데이터를 결합해 혁신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고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결합도 가능해졌다.신한금융지주 차원에서 지난해 12월 슈퍼앱 '신한 슈퍼SOL'을 론칭하면서 △은행 △카드 △증권 △라이프 △저축은행 등 5개사 금융앱의 핵심 기능을 결합해 금융 업무도 지원하기 시작했다.신한은행 입장에서는 인터넷은행 투자를 통한 디지털 경쟁력 강화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이런 상황에서 제4인터넷은행 설립은 기존 인터넷은행보다 시장 안착이 더 어려울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4대 인터넷은행 설립을 시도 중인 컨소시엄들은 자본금과 혁신성, 수익창출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현재 예비인가를 준비중인 컨소시엄 세 곳은 유뱅크(U–Bank), 소소뱅크, 한국신용데이터(KCD)뱅크다.유뱅크 컨소시엄은 현대해상과 핀테크 기업들의 연합으로 IT와 금융을 융합한 새로운 은행을 구상 중이다.소소뱅크 컨소시엄은 소상공인·소기업 관련 35개 단체 연합으로 구성됐으며 소상공인 대상대출을 준비중이다.KCD뱅크 컨소시엄은 소상공인 대상 특화은행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이들 컨소시엄은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해 명목적으로 자본금 250억원을 넘기면 되지만 기존 사례를 볼 때 실상은 약 3000억원이 필요하다. 먼저 인가를 받은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만 봐도 인가 이후 꾸준한 증자를 통해 2조원 가까이 자금을 확보했다.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막대한 자금투입 대비 이익창출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자금조달능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대형 금융사나 대기업 같은 파트너가 절실하다”면서 “그러나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은행 투자라는 어색한 동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많지 않은 데다 오히려 중복투자 여지도 있어 자체적인 성장활로 찾기로 방향을 전환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