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중장년층 고용불안정 극복 노동시장 회복 방안임시고용 男 33%·女 36%…2위 日과 10%p 격차임금 연공체계 및 강한 정규직 보호 탓 정규직 채용↓KDI "임금 연공성 완화·해고 예측 가능성 높여야"
  • ▲ 서울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서울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우리나라 중장년층 셋 중 한명은 임시고용직으로, 그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연공서열제와 지나치게 강한 정규직 고용 보호 제도, 그리고 이른 정년이 맞물리면서 중장년층의 고용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KDI)은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중장년층 고용 불안정성 극복을 위한 노동시장 기능 회복 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KDI에 따르면 2022년 기준 55~64세 임금근로자 중 임시고용 근로자의 비중은 남자 33.2%, 여자 35.9%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2위인 일본과도 10%포인트(p) 이상 차이가 났다. OECD 평균인 남자 8.2%, 여자 9.0%도 훌쩍 웃돈다.

    반면 고임금·고숙련 일자리는 부족하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대비 정규고용 비중은 55~64세 남자 32.2%, 25~54세 여자 43.1%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시기 OECD 평균이 각각 47.2%, 50.3%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크게 낮다.

    KDI는 과도한 연공서열형 임금구조가 중장년 정규직 부족 요인으로 꼽았다. 대기업 및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증가가 매우 가파른데, KDI 분석에 따르면 근속연수가 10년에서 20년으로 증가할 때 우리나라는 15.1% 임금이 상승해 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 ▲ 55~64세 임금근로자 중 임시고용 근로자의 비중. ⓒKDI 제공
    ▲ 55~64세 임금근로자 중 임시고용 근로자의 비중. ⓒKDI 제공
    정규직 임금의 경직성과 함께 작동하는 강한 정규직 고용 보호도 중장년 정규직 채용을 낮추는 요인으로 짚었다. 

    보고서를 쓴 한요셉 연구위원은 "낮은 중장년 정규직 노동수요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이어진다"며 "정규직으로 한 직장에 오래 머무르는 근로자는 높은 임금과 정년까지의 안정성을 누릴 수 있지만, 어떤 이유로든 기존 직장을 이탈한 중장년층 근로자는 재취업 시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위원은 대기업 및 공공부문의 정규직 임금 연공성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산성이 빠르게 증가하는 일정 기간(예: 경력 10년) 이후 임금 상승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직무·성과에 따라 임금을 주는 '직무급'을 적용하는 식이다.

    해고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한 연구위원은 "한국은 부당 해고 판정 시 복직이 원칙이다. 근로자가 복직을 포기하거나, 복직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노동위원회가 금전 보상 명령을 내릴 수 있다"며 "무리한 복직이 채용을 과도하게 위축시키는 측면이 있는 만큼 (부당 해고 시) 금전 보상에 따른 해결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