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달 26조 감소한 요구불예금, 2~3월 57.2조 증가증시‧가상자산 시장 활황세에 투자처 찾아 '머니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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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첫달 시들했던 증시가 지난 2월부터 반등하자 투자대기성 자금으로 불리는 요구불예금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중순 비트코인 가격이 7만3000달러를 넘기며 역사적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까지 활황세를 보이자 증가폭은 더 커지고 있다. 

    ◇ “총알 쌓자”…증시반등 2월부터 요구불예금잔액 ‘껑충’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3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47조8882억원으로 전달 614조2656억원보다 33조6226억원 증가했다. 

    전달인 2월에도 요구불예금은 23조5536억원 늘어 3월까지 두달간 증가 폭은 60조원에 달한다.

    반면 지난달 정기 예‧적금 잔액은 모두 감소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3월 말 873조3761억원으로 전달과 비교해 12조8740억원 줄었고, 정기적금(33조2204억원)도 1조8477억원 줄었다.

    새해 첫 달까지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지난 1월에는 5대 은행의 정기예금과 적금 잔액이 각각 13조3228억원, 6244억원 증가하는 사이 요구불예금 잔액은 26조360억원 줄었다.

    2월부터 증시가 반등하고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시장도 뜨거워지면서 ‘묶이는 돈’인 정기 예·적금 대신 요구불예금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요구불예금은 예‧적금보다 이자가 적은 대신 인출이 용이해 투자 대기자금을 담아두는 ‘파킹 통장’으로도 불린다.

    새해 시작부터 곤두박질치던 코스피는 2200대에서 위태위태한 모습을 보이다 1월말 2500선 밑에서 장을 마감한 후 2월부터 반등해 최근 2년 만에 2750선을 돌파했다.

    여기에 비트코인이 지난달 14일 7만3000달러를 돌파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가상자산 시장으로 집중시겼다. 가상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CC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비트코인 현물 및 파생상품 거래금액은 9조1000억 달러를 기록해 전달 대비 92.9% 급증했다.

    또 최근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마저 사상 처음 온스당 2300달러를 돌파하며 투자처를 찾는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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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니 무브'의 계절…불붙은 파킹통장 경쟁

    상황이 이렇자 은행들도 인기가 시들해진 예·적금 대신 파킹통장을 통한 수신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이달 영업점에서 일복리저축예금(MMDA)에 3000만원 이상(최대 20억원) 가입하는 첫 거래 고객에게 최장 60일간 매일 잔액에 대해 최고 연 3.50%의 특별금리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배순창 SC제일은행 수신상품부장은 “단기간에 높은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 특별금리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광주은행은 매주 토요일에 이자를 주는 '365파킹통장' 특판을 진행 중이다. 최고 금리는 연 3.5%로 시중은행 파킹통장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액구간 1원~1000만원 이하에 대해 기본금리 연 3.00%에 이벤트우대금리 연 0.50%포인트를 적용한다.

    하나은행은 최근 파킹통장 개념의 급여통장인 '달달 하나 통장'을 출시했다. 이 통장으로 급여를 받으면 최고 연 3.0%의 금리를(200만원 한도) 받을 수 있다. 기본금리 연 0.1%에 전월 급여실적이 있으면 연 1.9%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여기에 선착순 30만명에게 가입 후 1년 동안 연 1.0%포인트의 특별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젊은 투자자들을 겨냥해 ‘헤이 영(Hey Young) 머니박스’ 통장을 선보이고 있다. 이 통장의 기본금리는 0.1%지만 만 18~29세 고객에게는 우대금리 연 2.9%포인트가 더해져 연 3% 금리가 적용된다. 이자는 매월 셋째 주 마지막 영업일을 기준으로 결산해 다음날 연결계좌로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