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최근 삼전‧하이닉스 사고 2차전지株 팔아치워개인, 外人 던진 매물 순매수…정반대 흐름 보이며 희비 교차2차전지→반도체 주도주 교체…반도체 중심 상승세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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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외국인 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극명히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반도체주를 사들이고 한동안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2차전지를 팔아치운 반면, 개인은 외국인이 던진 2차전지주를 소화하고 최근 급등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에 나섰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3조5056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개인은 3718억 원을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해당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삼성전자로, 총 3조3620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2824억 원을 순매수해 2위에 올랐으며, 삼성전자 우선주도 1445억 원 사들여 5위에 올랐다.

    반면 외국인은 이 기간 2차전지주를 대거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2주간 가장 많이 판 종목은 LG화학으로 2494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어 POSCO홀딩스(-1430억 원), LG에너지솔루션(-1365억 원) 등이 순매도 상위권에 올랐다.

    외국인이 던진 2차전지주 물량은 개인투자자들이 소화했다. 같은 기간 개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LG화학으로, 2683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2405억 원), POSCO홀딩스(1558억 원) 등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인 삼성전자를 3조2624억 원어치나 팔아치웠다. 삼성전자우 또한 1655억 원을 순매도했다. 해당 기간 삼성전자 주가가 8% 급등하면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2차전지주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 가시화에 올해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2차전지주 투심을 좌우하는 테슬라가 부진을 겪는 데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기차 시장을 압박하면서 눈높이가 낮아진 영향이다.

    전기차 업계에 악재가 잇따르면서 관련주들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1분기 인도량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그동안의 수요 둔화 우려가 현실화함에 따라 시장 기대치가 한층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금리 인하 시점 지연 가능성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첫날 전기차 보조금 폐기' 발언도 부정적 전망을 확산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간만에 기지개를 편 모습이다. 양사 메모리반도체 사업 실적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올해 1분기 매출 71조 원, 영업이익 6조6000억 원의 잠정실적을 발표, 5개 분기 만에 70조 원대 매출을 회복했다. 특히 반도체 실적 회복이 전사 매출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4분기 346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삼성전자보다 빨리 흑자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의 경우 올 1분기 1조5056억 원 상당 영업익을 내며 흑자 폭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추정치대로라면 6개 분기 만에 조 단위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셈이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업황이 개선된 만큼 국내 증시의 주도주가 2차전지에서 반도체주로 넘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대부분 증권사가 목표가 10만 원 이상을 제시한 상태다. 2분기에도 메모리 판가 상승세가 이어져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대만 지진과 양안 관계의 지정학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공급망 다변화의 유일한 대안"이라며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08조6000억 원, 38조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 48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 또한 HBM 시장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다. HBM 생산시설이 1분기 말부터 늘어나기 때문에 회사의 관련 매출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황윤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HBM3는 물론 HBM3E도 가장 먼저 양산을 시작했고 엔비디아가 지속해서 HBM 추가 물량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까지 동사의 HBM 리더십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이어 "아직 HBM 공급 과잉을 우려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며 "오랜 기간 전사 실적에 마이너스 요인이었던 NAND의 영업이익률 또한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