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비중 높고 병상 많은 병원부터 극심한 피해 발생50세 이상 일반직 직원 대상으로 추진… 의사는 제외연말까지 의료대란 이어지면 4600억 순손실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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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2700병상을 보유한 국내 최대규모의 서울아산병원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큰 병원일수록 전공의 부재에 버티기 힘든 구조였고 무급 휴직을 넘어선 특단의 조치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이달 19일까지 올해 연말 기준으로 50세 이상이면서 20년 넘게 근무한 일반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의사는 제외된다.

    전공의 대거 이탈 등 여파로 빅5병원부터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규모가 큰 만큼 병상 가동률이 확보되지 않으면 손실이 커지기 때문이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이달 초 교수들에게 "2월 20일부터 3월 30일까지 의료분야 순손실이 511억원이며, 정부가 수가 인상을 통해 이 기간에 지원한 규모는 17억원에 불과하다"고 안내 메일을 보냈었다. 

    그는 또 "상황이 계속되거나 더 나빠진다고 가정했을 때 순손실은 (연말까지) 약 4600억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지난달 15일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서울아산병원은 일부 병동을 통합하고 간호사 등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최대 100일까지 늘렸다. 이조차도 손실분 대응에 여의치 않자 희망퇴직을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빅5병원 중심으로 주요 상급종합병원은 직원 월급을 주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거나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 일부 병원장들은 정부에 건강보험 진료비 선지급을 요청한 상태다.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 병원계의 중론이다.  

    결국 전공의 부재와 교수 사직이 단체행동으로 이어지며 환자 피해는 물론 병원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병원 측은 "비상운영체제에 따라 자율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며 "희망퇴직은 병원 운영 상황에 따라 필요할 때마다 해왔고, 2019년과 2021년에도 시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