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 결과 모녀-형제 간 무승부 일단락한미약품 10년 내 5조 매출 비전 제시비만 신약, 고혈압 3제 등 성과 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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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임시주주총회를 거치며 모녀와 형제간 무승부로 일단락된 모양새다. 하지만 양측이 고소고발을 난무한 상황이기 때문에 결과에 따른 파장은 남아있다. 

    그럼에도 당분간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형제 측,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은 모녀 측의 주도로 현 체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꼬박 1년을 끌어온 경영권 분쟁으로 추락한 한미약품그룹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선 본연의 가치인 R&D 투자만이 길이다. 

    한미사이언스는 2028년까지 그룹 이익을 1조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한미약품은 2028년 국내목표 매출 1조7000억원, 10년 내 5조원 매출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한미약품은 최근 R&D센터 조직을 비만·대사, 표적·면역항암, 희귀질환 등 질환 중심으로 개편하고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비만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당초 계획보다 상용화 시기를 앞당겨 2026년 하반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 신약은 기존 글로벌 제약사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와 달리 한국인의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한국형 비만치료제'로 불린다. '위고비'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뿐만 아니라 기존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 부작용인 위장관계 이상 반응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통해 다수의 차세대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한미약품의 강점인 개량·복합신약 부문에서의 성과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 등을 이을 간판 제품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국내 최초 저용량 고혈압 3제 복합제로 개발 중인 'HCP1803'은 국내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유럽고혈압학회(ESH)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HCP1803은 저용량 3가지 항고혈압 성분 병용요법이 고혈압 초기 치료 요법으로 효과적일 수 있다는 차세대 치료 개념이 반영돼 있어, 고혈압 1차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지난 19일 임시주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와 HCP1803를 가장 기대되는 파이프라인으로 꼽았다. 

    박 대표는 "지금의 위기가 '비 온 뒤 땅이 더 단단히 굳어지는' 시간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의 저력이 위기에서 더 빛날 수 있을지 증명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