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7일 2만8000명 집단 연차""전공정부터 하나씩 꺼보자"… 블라인드서 황당 주장동조 꺼리는 다른 노조엔 "무식한" 폭언민노총 가입이 목적인가?… 내부 조차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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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파업을 선언했다. 

    전삼노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순간부터 즉각 파업을 선언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삼노는 전날 사측과 임금협상을 벌였다. 사측 위원 2명의 교섭 참여를 놓고 갈등을 빚어 파행됐다. 이에 전삼노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전달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1969년 창사한 이후 노조가 파업에 나선 건 처음이다. 현재 전삼노 조합원 수는 2만8400여명이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천명)의 22% 수준으로, 이들이 대대적인 파업에 나설 경우 사업 운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삼노는 우선 연차 소진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고 최종적으로 총파업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전삼노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오는 6월 7일 하루 연차를 소진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또한 이날부터 서초사옥 앞에서 홍보 트럭과 버스 숙박 농성을 진행한다.

    그러나 노조 내부에서는 전삼노의 행보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직원들의 근로조건 향상 목적이 아닌 상급단체(민주노총)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전삼노는 최근 삼성 계열사의 젊은 임직원들이 주축이 돼 결성한 초기업노조를 지속적으로 비방하면서 노노 갈등도 야기하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전삼노가 자신들을 공격하는 이유를 금속노조 등 민주노총 가입에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최근 성명을 통해 "전삼노의 회사를 공격하는 행위와 타노조 비방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삼성전자의 단체협약·임금 교섭 방식과 결과는 타 관계사들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기업노조는 "전삼노의 타계열사 노조 및 회사에 대한 비방 행위는 상생노사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의 상식과 반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상 과정에서 쟁의나 시위를 통해 협상력의 우위를 높일 수는 있다"면서도 "그 방법에 있어 삼성 제품 불매운동, 국내외에서 이재용 회장을 비방하는 등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위는 결코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초기업 노조에는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삼성전기 존중지부 등 5개 노조가 참여하고 있으며 조합원 수는 1만9800여명으로 추산된다.

    열린노조가 5월 사내에 밝힌 내용을 보면 민주노총은 열린노조를 전삼노와 연대시키기 위해 2023년부터 접촉을 시도했다. 하지만 열린노조가 방향성이 맞지 않다며 연대를 거부하자 전삼노는 돌연 열린노조를 '사측 어용 노조'라며 비방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열린노조는 ▲상급단체 없음 ▲불필요한 파업 지양 ▲정치적 중립 등 자신들의 방향성을 공유했으나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무식한 소리"라고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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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1998년 자동차·철강 산업 노조들이 주축이 돼 출범했으며 민주노총 투쟁에서도 가장 주축이 되는 산별 노조다. 울산·포항 등에서는 대형 새총, 표창, 창 등 다양한 무기로 흡사 전쟁을 방불케 하는 시위로 악명을 떨쳤다.

    2009년 쌍용자동차 사태 당시에도 금속노조가 깊숙히 개입해 당시 경찰 140여명이 부상했고 쌍용차에는 3000억원대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쌍용차 노조는 이후 노조원 투표를 통해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금속노조는 개별 기업 노동자의 권리 증진보다 보수정권 반대 운동 등 정치 투쟁에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삼노 등 삼성전자 노조가 금속노조에 가입시 자칫 노조원들이 정치 투쟁에 내몰릴 우려도 있다.

    금속노조는 2022년 윤석열 정권 출범 후 매년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에 맞서 싸운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년 2월 말에도 정기대의원대회를 통해 ▲불평등 해소와 제조업 미래를 위한 고용 의제 투쟁 ▲파업의 자유·노조할 권리 보장하는 노동법 쟁취 투쟁 ▲기후위기 시대 산업 생태계의 정의로운 전환 투쟁 등 투쟁 계획을 확정하고 3월 투쟁선포식을 열었다.

    금속노조는 해마다 총파업을 압박하며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금속노조의 총파업이 현실화될 때마다 산업계는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특히 24시간 365일 공정을 멈출 수 없는 반도체 업계는 노조 파업에 취약한 산업이다. 삼성전자 블라인드에 게시된 금속노조 가입 옹호 댓글 중에는 "반도체 라인 한 번 세우면 될 일" "반도체 전공정부터 하나씩 꺼보는 것도 좋지" 등 국내 반도체 산업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언급하는 사례도 있다.

    금속노조 가입을 통한 삼성전자 노조의 정치·폭력투쟁화가 가속화한다면 삼성전자는 물론 국내 반도체 산업에 장기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끼칠 것이 자명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DS부문 임원들의 연봉을 동결하고 DS부문장을 전격 교체하는 등 반도체 산업 초격차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AI·디지털 전환을 위한 핵심 산업으로서 미국·중국·유럽·일본·대만 등 전세계 모든 주요 국가들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도 치열하게 경쟁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