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서울성모 일부 교수들 '탈진 호소'현재 외래진료 정상 가동 중 … 정례화시 문제류옥하다 "누가 승리하든 파국 … 숙의 통해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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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학년도 의대증원 규모가 1489~1509명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의대 교수이 1주일에 한번 진료실과 수술방을 멈추기로 했다. 아직 환자 피해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으로 여겨지나 전국 확산과 정례화 조짐은 우려스럽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이날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일부 교수진들도 탈진을 호소하며 휴진을 결정했다. 수도권 외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 충북대병원, 건양대병원, 전남대병원 소속 교수도 동참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 교수 50여명은 병원 앞에서 '어제 밤을 새웠습니다 하루 쉬고 다시 진료하겠습니다', '의사와 환자가 중심인 의료정책 수립하라' 등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후 '2024년 의료대란과 울산의대 교육 병원의 나아갈 길'이라는 세미나에 참여했다. 

    빅5병원 고위 관계자들은 "당장 휴진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외래는 정상적으로 가동 중으로 비대위 소속 일부 교수들이 진료실에서 빠져 나갔지만 사전에 환자 진료 공백을 방어하기 위해 조율을 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40개 의과대학 88개 병원 대상 조사 결과 87개 병원이 정상 진료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병원 차원의 휴진 등은 없었고 일부 교수들의 개인 차원의 휴진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도 병원 차원의 휴진은 없는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셧다운에 버금가는 피해를 예상했기에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지 이러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엔 대처 불가능한 영역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의료대란이 두 달 넘게 지속되는 상황에서 바이탈 교수의 이탈은 생사의 문제와 직결된다.

    이날 서울아산병원서 예정된 외래진료를 받았다는 한 환자는 "조마조마했는데 병원서 외래가 밀렸다는 통보를 하지 않았고 교수님도 그대로 자리를 유지해 다행"이라면서도 "매주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다면 피해가 발생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류옥하다 사직 전공의는 최근 모친의 응급실 방문 건을 경험하고 환자 불안감에 공감했다는 글을 남겨 주목을 받았다. 

    류옥씨는 "어머니가 일주일 사이에 두 번이나 응급실을 가셨다. 다행히 수술이나 입원을 하시지는 않았지만 의사이고 의료계 지인들이 있는 저조차 작금의 상황에서 불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혹 수술을 해야한다면 가능할지, 입원은 문제 없을지, 지연되지는 않을지 알 수 없었다. 의학이 낯선 국민분들은 얼마나 두려우실지 감히 짐작하기 어려웠다. 병원의 지친 의료진과 불안에 떠시는 환자분들의 울먹임이 느껴졌다"고 했다. 

    그는 "어느 한쪽이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라, 숙의를 통해 찬찬히 풀어갈 일"이라며 "우수한 한국 의료가 초토화가 된다면 어느 누가 승리하든 상처 뿐일 것이다. 이대로는 환자·정부·의사 모두에게 파국"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