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안 붙고 성능 월등히 뛰어나퀀텀스케이프, 올해 양산… 시장 전망 깼다K-배터리 2027년에야… 2년 늦어 우려
  • ▲ 퀀텀스케이프 전고체 배터리 B 샘플ⓒ퀀텀스케이프
    ▲ 퀀텀스케이프 전고체 배터리 B 샘플ⓒ퀀텀스케이프
    2025년 을사년 바야흐로 전고체 배터리 시대가 개막했다. 올해부터 미국 스타트업이 대량 생산에 나선다. 세계 최초 전고체 배터리 양산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이른바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이론적으로 불이 붙지 않는다. 동시에 성능은 기존 제품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기술의 한계로 전고체 배터리가 양산되기 까지 수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당장 올해로 시기가 앞당겨진 상태다.

    문제는 K-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모두 미국 스타트업보 퀀텀스케이프보다 전고체 배터리 계획이 수년 뒤처져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6일 미국 배터리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부터 20GWh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23만8000대에 탑재될 수 있는 규모다.

    퀀텀스케이프는 지난해 7월 독일 완성차 기업 폭스바겐과 전고체 배터리 관련 계약을 맺었다. 퀀텀스케이프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폭스바겐의 자회사 '파워코(PowerCo)'에 빌려주고, 이를 활용해 파워코가 연간 40GWh의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하는 형식이다. 

    파워코는 상황에 따라 추가로 40GWh를 더해 연간 생산능력을 최대 80GWh까지 두배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는 K-배터리 3사보다 최소 2년 앞선 일정이다. 
  • ▲ 삼성SDIⓒ김병욱 기자
    ▲ 삼성SDIⓒ김병욱 기자
    3사중 가장 앞선 삼성SDI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온은 2029년,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상용화가 목표다.  

    K-배터리 3사가 2년 뒤 '상용화'를 기약하는 동안 퀀텀스케이프는 이미 올해부터 '양산'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퀀텀스케이프로선 최소 2년 동안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독점할 기회가 생긴 셈이다.

    퀀텀스케이프는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다. 전고체 배터리 계획을 남발하는 일부 중국 기업들과 무게감이 다르다.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CATL 조차도 전고체 배터리를 2027년부터 소량 생산하는 게 목표다. 이를 고려할 때 현재 전고체 배터리를 대량 양산 가능한 기업은 퀀텀스케이프가 전세계에서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 

    퀀텀스케이프의 전략도 눈에 띈다. 폭스바겐과의 협업에서 보이듯 퀀텀스케이프는 자체 생산보다 기술 라이센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수조원이 드는 설비투자는 피하고, 완성차 업체들에게 기술을 빌려주고 수익을 내는 구조다. 설비투자에 쓸 돈을 연구개발에 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K-배터리는 중국에겐 가격으로, 미국에겐 기술로 경쟁력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가격도 기술도 애매해진 지금, K-배터리의 리포지셔닝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