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주요국 관세 장벽 강화로 철강업 리스크 커져공급과잉에 경쟁 심화 우려 … 정부, 현안 점검서 대응 논의
  • ▲ 포스코 광양제철소 열연공장에서 쇳물이 나오는 모습 ⓒ포스코
    ▲ 포스코 광양제철소 열연공장에서 쇳물이 나오는 모습 ⓒ포스코
    중국발(發) 철강 과잉 공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철강업계가 역대급 엔저, 주요국 철강 관세 장벽 강화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 철강 수출입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는 업계와 함께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섰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 철강 제조 업체는 과잉 생산으로 인해 자국 내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을 우리나라로 판매하고 있다. 중국은 국내 시중 가격보다 낮은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다보니 우리 철강 판매 경쟁력이 약해져 이익률이 저하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이 873만톤(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최근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산 철강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현행 7.5%에서 25%로 인상하기로 하는 등 관세 장벽까지 높아지고 있다.

    대중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중국산 제품이 미국 외 시장으로 쏟아져 철강 공급과잉이 심화돼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중남미 칠레도 저가 공세로 무장한 중국산 철강으로 자국 철강업계가 조업 중단 등 어려움에 처하자 중국산에 최대 3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의 철강도 역대급 엔저 효과로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일본의 달러 대비 엔화는 153엔으로 34년 만에 최저다. 이에 지난해 일본산 철강재 수입은 561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이고은 산업연구원 소재·산업환경실 전문연구원은 "세계 철강 교역에 있어서는 최대 철강 소비국인 중국의 내수부진과 아세안, 인도 내 설비용량 확대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국내 수급상황 변화 및 주요국 정책 등 대외여건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시나리오 기반의 전략 수립이 필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산업부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기업 7곳과 한국철강협회가 참석하는 철강 수출입 현안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선 철강업계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고 중국산 철강 공세에 맞서 경쟁력을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이 국내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이를 문제 삼아 반덤핑 제소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에는 아직 신중한 입장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이날 수렴한 업계 의견을 바탕으로 세계적 공급 과잉과 자국 산업 보호 기조 속에서 철강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승렬 산업정책실장은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및 수요부진, 주요국의 철강 관세 장벽 강화 등으로 국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는 우리 철강산업에 영향을 미칠 통상 이슈에 주요국과의 대화를 통해 적극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 국내 철강업계가 외국 철강사들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