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유지 시 2041년부터 수지적자 발생 … 2055년에 소진될 전망보험료로 당해 연금 지출 충당 못 하면 다른 곳에서 끌어와야국민연금, 국내 주식 시장 큰손 … 자산 매각하면 큰 충격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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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국민연금을 개혁하지 못하면 6년 뒤인 2030년부터 그간 쌓아온 기금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22일 국민연금 5차 재정계산 결과를 바탕으로 한 공청회 자료에 따르면, 현행 국민연금 제도를 유지할 경우 오는 2041년부터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아지는 수지적자가 발생하고, 2055년이면 기금 소진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된다.저출산·고령화 심화에 따른 출산율 하락으로 가입자가 감소해 보험료 수입이 축소되고 기대수명 상승으로 연금 받는 기간이 길어져 급여 지출이 증가하면서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당해연도 보험료 수입만으로 그해 급여지출을 충당한다고 가정하는 경우 필요한 보험료율인 '부과방식 비용률'은 지난해 기준 6%로 현행 보험료율인 9%보다 낮다.하지만 2030년엔 9.2%로 현행 보험료율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올라선다. 이후 2040년엔 15.1%, 2050년엔 22.7%,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되는 2055년엔 26.1%에 달한 후 2078년엔 35.0%까지 오를 전망이다.만약 그해 보험료로 당해 연금 지출을 충당하지 못하면 결국 다른 곳에서 돈을 끌어와야 한다.5차 재정계산 재정수지 전망에 따르면 2030년 국민연금 총수입은 137조원이고 총지출은 79조원이다. 수입이 지출보다 많은 흑자다. 하지만 총수입 137조원은 보험료 수입 76조원, 투자 운용수익 61조원으로 구성된다. 보험료 수입만으로 연금을 지급하려면 3조원가량이 부족해 투자 중인 주식·채권 등 자산을 팔아서 충당해야 한다.결론적으로 2040년까지 기금 규모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금운용 수익률 덕에 평가액이 늘어나서 생긴 착시로, 2024년 현재 기준으로 6년 뒤인 2030년부터 국민연금 기금은 자산을 팔기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문제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시장의 큰손이라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삼성·현대차·하이닉스·포스코·KT·네이버 등 거의 모든 대기업의 최대 주주이다.이런 국민연금이 자산을 매각하기 시작하면 해외 투자분은 그렇다 치더라도 국내 주식시장 등 자본시장의 충격은 불 보듯 뻔하다. 또 국민연금은 자산유동화의 역풍으로 주식 등 자산을 매각할 때 제값을 받고 팔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김우창 카이스트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와 원종현 기금운용위원회 투자정책 전문위 위원장 등은 '국민을 위한 국민연금은 없다'라는 책에서 "이번에 연금개혁을 못 하고 이대로 2030년을 맞으면 노후소득 보장 문제 이전에 자본시장의 혼란과 그로 인해 발생할 부작용이 먼저 사회문제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