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하반기 매물부족·전셋값 상승 본격화일산 전세매물 1년새 34%↓…구축도 귀한 몸
  • ▲ 일산신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 일산신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정부가 3만9000가구 규모 1기신도시 정비 선도지구 지정계획을 공개한 가운데 이주수요로 인한 전세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선도단지 입주민이 이주를 시작하는 2026년 하반기부터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이 본격화해 수도권 전반으로 전세난이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1기신도시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은 착공전 이주수요 발생으로 인한 전셋값 상승 가능성을 점쳤다. 특히 성남시 분당처럼 도심밀도가 높고 주변에 개발제한구역에 묶인 부지가 많은 곳은 전세물량 확보가 어려워 전세난이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D공인 관계자는 "정부 발표대로 2027년 착공에 들어갈 경우 2026년 하반기부터 사업지 주변 전세수요가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며 "이미 분당 일대는 매물이 줄고 전셋값은 오르고 있어 이주 시작시 전세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분당 경우 이주수요가 가까운 서울 강남권으로 옮겨가 전세시장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H공인 관계자는 "그나마 일산은 주변 창릉신도시 등에서 택지개발이 진행중이라 상황이 나은편"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이주가구가 단기간에 늘면 전셋값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미 일산과 분당에선 전세매물이 빠르게 줄고 있다.

    부동산정보 플랫폼 아실 통계를 보면 23일 기준 일산서구 전세매물은 1075건으로 전년동기 1639건대비 34.4% 줄었다. 같은기간 분당구도 1965건에서 1620건으로 17.6% 감소했다.

    전셋값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5월 셋째주 일산서구 전셋값은 전주대비 0.16%, 분당구는 0.19% 올랐다. 그외 산본신도시가 위치한 군포시는 0.05%, 중동신도시가 있는 부천시 원미구는 0.08%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난 확산 우려에 대해 정부는 이주단지 조성 등을 통해 시장불안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1기신도시 선도지구 선정계획을 발표하며 "전세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기존 주택공급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필요하면 소규모 신규개발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 여파로 이미 3기신도시 등 공공주택 착공·입주가 늦어지고 있어 신규단지 공급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계획대로라면 당장 2년뒤부터 이주가 시작될텐데 그때까지 신규택지가 제대로 개발될지 의문"이라며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신축에서 구축으로 전세난이 확산할 것에 대비한 이주수요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