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받은 23개교 총장, 화상 회의 개최경북대 총장 "전국 40개 의대 총장 다 참여시킬 계획""각 대학이 처한 상황 공유 … 전체적인 방향 정할 것"
  • ▲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불이 꺼져 있다. ⓒ뉴시스
    ▲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불이 꺼져 있다. ⓒ뉴시스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의대를 운영하는 대학 총장들이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해 대응책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의대 증원 규모가 큰 국·사립대 23개교 총장들은 4일 오후 화상 회의를 열고 의대생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회의에 참여하는 대학은 국립대 9곳과 증원분을 많이 받은 사립대 14곳으로 알려졌다. 증원분을 받지 않은 서울 소재 의대 8개교는 당장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장들은 의대생 복귀 방안과 유급·휴학 대책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체는 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직접 연락해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전국에 (의대를 운영하는) 40개 대학 총장들을 다 침여시킬 생각이다"며 "(첫 회의에선) 각 대학이 처한 상황을 공유하고 전체적인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증원을 두고 의정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의료계는 의대 교수들과 전공의 및 학생들을 대표하는 단체가 있었지만 대학 총장들 간의 협의체는 없었다. 지금껏 각 대학 별로 마련한 대응책도 중구난방이라 대학도 학생도 혼란스러웠는데, 이번 협의체로 대학들이 '단일대오'를 형성해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수업에 복귀할 의대생들이 학습권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행정상 유급을 방지할 수 있는 '탄력적 학사운영 방안'을 각 대학에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학들은 각자 유급 장비책을 마련·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의대 증원이 반영된 2025학년도 수시 모집요강이 확정되면서 입시 차원의 절차는 모두 종료됐다. 그러나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고 교육부와의 대화도 거부하고 있어 집단 유급 위기가 커지고 있다.

    총장 협의체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대학들이 정부에 한 목소리로 건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추후 의대생 집단 휴학계 승인 문제 및 증원된 대학의 의학교육 여건 개선 등을 건의할 가능성이 있다.

    협의체 회장으로는 의사 출신인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거론된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40개 의대 중 39곳이 수업을 재개했다. 교육부는 의대생들이 복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대학이 학생 개개인과 상담을 통해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아직 (의대생) 복귀 움직임은 없다"며 "대학과 협력해서 꾸준히 학생 개개인과 꼼꼼하게 상담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