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T 바이오로지카 인수에 3390억원 투자모회사 클로케그룹 지분도 1.9% 취득SK팜테코와 역할 중복 우려에 안재용 대표 "시너지 기대"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임리직' 생산경험으로 CGT 역량도 보유
  • ▲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존 백신사업 매출 확대에 이어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시장도 노크해 새로운 성장 역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103년의 업력으로 글로벌 톱10 수준의 글로벌 백신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을 인수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적절한 시점에 매력적인 가격으로 IDT 바이오로지카(IDT)라는 좋은 회사를 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독일 현지법인(SK바이오사이언스 독일 GmbH)을 통해 독일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클로케그룹의 CDMO(위탁개발생산) 자회사 IDT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독일 현지법인이 IDT 지분 60%를 확보하는 데 총 339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오는 10월경 인수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클로케그룹이 나머지 40%를 그대로 보유해 SK바이오사이언스 측과 공동경영에 나설 방침이다.

    안 사장은 "클로케그룹이 장기적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이어가기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인수를 먼저 제안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 신주 1.9%를 약 760억원(5100만유로)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말해 긴밀한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안 사장은 IDT의 강점으로 최첨단 생산시설, 오랜 트랙 레코드와 강력한 고객 네트워크, 경쟁력있는 바이오 인력과 역량 등을 꼽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IDT는 매출 기준 세계 톱10 규모의 CDMO 기업으로 미국과 유럽, 브라질, 일본 등으로부터 인증받은 생산시설을 독일에 보유 중이다.

    IDT는 103년의 업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증축한 시설이 많아 최고 수준의 생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안 사장의 설명이다. 미국에는 고객 유치를 위한 초기 단계의 연구설비가 마련돼 있어 생물보안법 제정 이슈로 이탈이 예상되는 중국 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의 고객을 확보하는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경북 안동에 있는 백신 생산시설인 L하우스의 연간 케파를 현재 연간 최대 5억도즈에서 약 1.5배 늘리는 증축 작업을 진행 중인데 안 대표는 IDT 인수를 통해 글로벌 인증을 받은 최고 수준의 생산시설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안 사장은 "백신 생산시설 증설에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IDT 인수로 5년의 시간을 샀다고 생각한다"면서 "향후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백신을 IDT에서 생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IDT는 백신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데 연간 생산케파는 올해 기준 원액 200배치, 현재 생산 완제의약품 기준 1억5300만도즈 수준으로 파악된다.

    IDT는 다케다제약의 뎅기열 백신을 장기 생산하고 있으며 머크(MSD)와 차세대 에볼라 백신 후보물질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하고 협력하는 등 매출의 약 70%를 글로벌 빅파마와 장기계약으로 채우고 있다. 여기에 독일 정부와 넥스트 팬데믹 대비를 위해 향후 5년간 연간 8000만도즈 규모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는 계약도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3대 주주로 있는 노바백스, 21가 폐렴구균백신을 공동개발 중인 사노피와 협력 중인데 노바백스와 사노피의 백신 및 의약품을 IDT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IDT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 역량 확보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IDT는 2015년 미국과 유럽에서 흑색종 치료제로 승인받은 암젠의 '임리직(성분 탈리모진 라허파렙백)'을 생산하고 있어서다.

    안 대표는 "임리직은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인데 항암 바이러스의 경우 CGT와 기술적 역량을 상당부분 공유하기 때문에 IBT 인수는 CGT로 확장할 수 있는 앵커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인수한 IDT와 지주사 SK의 CGT CDMO 자회사 SK팜테코 간 역할이 중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온 것과 관련해 안 대표는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CGT라 하더라도 강점을 가진 분야가 다를 수 있는데 IDT는 AAV(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분야에 강점이 있다"면서 "지역적 보완 및 고객 보완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