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분야 바이오 빠진 ABC(인공지능·배터리·반도체) 전환 분석SK팜테코·SK케미칼 제약사업부 매각 가능성 거론SK바이오사이언스·SK바이오팜, AI 접목 통한 생존력 높이기 안간힘SK바이오사이언스, 獨 CDMO 기업 인수해 글로벌 수준의 생산역량 확보SK팜테코 CGT 사업과 중첩 가능성 … 안재용 대표 "시너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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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제약바이오산업 전략 기조에 변화가 예상된다.사업효율화를 위해 219개에 이르는 계열사의 리밸런싱(사업조정)이 예고된 가운데 SK팜테코,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등 SK그룹 내 제약바이오산업 계열사의 비중 및 역할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29일 SK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임직원이 참석한 경영전략회의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린·화학·바이오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서 선택과 집중,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2026년까지 80조원을 확보해 AI(인공지능)와 반도체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혀 그동안 'BBC(바이오·배터리·반도체)'에 묶여 신성장 분야로 여겨졌던 제약바이오 분야를 향한 SK그룹의 시선이 달라진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최근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하는 SK팜테코의 미국 내 합성의약품 생산공장 내지 SK팜테코 자체에 대한 매각설이 흘러나왔고 지난해 9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PE에 제약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다 중단했던 SK케미칼이 다시 한번 제약사업부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도 SK그룹 전사적으로 방점을 두고 있는 AI(인공지능) 분야 활용도를 높이는 등 최근 들어 부쩍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모양새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21일 백신 R&D(연구개발) 공정에 AI를 적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백신 개발 가능성을 예측하는 IT 최적화시스템 ADO를 구축했다. 최종 POC(기술검증)를 마친 뒤 다양한 실험설계 데이터 구축에 활용하고 있다.이를 통해 실험 횟수를 줄여 연구비용을 절감시켜 주고 백신개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세균 백신의 단백접합 개발 공정에 ADO를 활용한 결과 실험설계 시간은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ADO를 R&D뿐만 아니라 생산공정에도 활용해 생산기간을 단축하고 백신 수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SK바이오팜은 지난달 28일 AI 기반 신약개발 회사 디어젠을 공동창업한 신봉근 박사를 AI·DT(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추진 TF장으로 영입해 R&D 분야에 AI 기술 접목을 추진 중이다.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획득한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개발한 신약개발 역량에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SK바이오팜은 신 TF장의 영입으로 2018년부터 활용 중인 AI 기반 약물 설계 플랫폼 '허블(HUBLE)'을 차세대 모달리티(치료기법)인 표적단백질 분해기술(TPD)와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등에도 적용하기 위한 새 플랫폼 '허블 플러스' 구축에 나설 전망이다.여기에 세노바메이트 타깃 시장인 뇌전증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통합솔루션 개발에도 AI를 활용할 계획이다. 뇌전증 환자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착용하면 실시간 발작을 감지해 기록하고 발작 여부를 보호자에 알리거나 AI 기술로 뇌파 등 환자의 생체 신호를 분석해 발작을 예측해 약물 투여 등의 사전대응을 가능하게 할 수 있게 된다.이밖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코로나19 백신 CDMO 사업을 통해 쌓아놓은 현금을 활용한 M&A(인수합병)를 통해 성장동력 마련에 나서고 있다.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27일 CDMO 매출 기준 글로벌 10위 수준의 독일 CDMO 기업 IDT바이오로지카(IDT)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3390억원을 투자할 정도로 M&A 후 경북 안동에 둔 백신 생산시설 L하우스와 올릴 시너지에 큰 기대를 보이고 있으며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은 적기에, 적절한 가격으로, 좋은 매물을 인수했음을 강조했다.미국, 유럽, 일본, 브라질 등 글로벌 국가의 규제기관으로부터 인증받은 생산시설을 보유한 IDT를 인수함으로써 그동안 부족하다고 여겨왔던 글로벌 수준의 생산역량 퍼즐도 맞췄다는 것이다.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이 CGT 생산역량을 갖춘 IDT를 인수하면서 SK팜테코의 CGT CDMO 사업이 중복되면서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리밸런싱 흐름과 배치돼 SK팜테코의 매각설에 힘이 실리는 게 아니냐고 보기도 한다.안 사장은 "CGT라 하더라도 강점을 가진 분야가 다를 수 있는데 IDT는 AAV(아데노연관바이러스) 분야에 강점이 있다"면서 "지역적 보완 및 고객 보완효과도 나타날 수 있어 SK팜테코와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하며 이 같은 시선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