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인하, 필수의약품 미국내 생산 강화 등 주장생물보안법 등 반중 정서 … 국내 CDMO 기업 기회"개별 기업이 파고 넘기 쉽지않아 … 정부 협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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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이 받을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초 트럼프와 해리스 누가 돼도 바이오산업은 수혜종목으로 꼽혔다. 하지만 해리스보다는 트럼프의 정책방향이 보수적인 편이어서 체감상 반영되는 긍정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제약바이오 산업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앞선 재임기간에도 약가 인하는 물론, 필수의약품의 미국내 생산 강화 등을 주장하며 높은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이 때문에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등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수혜 기대감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2020년 9월 제약사들이 미국 이외 국가에서 출시되는 의약품 가격과 같거나 낮은 수준으로 의약품을 공급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약가 인하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특정 의약품을 선정한 뒤 공공의료보험기관(CMS)과 제약사간 직접 협상을 거쳐 약가를 낮추려 하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당시 방식은 간접적이지만 광범위한 규제이고 세계 최부국 미국의 약가가 세계에서 가장 낮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급진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강한 반중 정서도 중국 바이오기업의 급성장에 위협을 받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공들였던 생물보안법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초당적으로 지지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첫 재임기간이었던 2017년부터 중국과 무역갈등을 촉발한 장본인이다.

    생물보안법이 2032년부터 시행되면 가장 타격을 받는 기업은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70억3430만위안(3조244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매출 기준 글로벌 CDMO 기업 2위를 차지했다. 매출의 47.4%인 80억7350만위안(1조5072억원)의 매출을 북미 지역에서 올렸을 정도로 미국내 비중이 크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바이든 대통령보다 자국 우선주의 경향이 강하다는 점은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대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2020년 8월 미국 연방정부 기관들이 필수의약품과 의료장비를 구입할 때 미국산을 구매하도록 규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서명한 바 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의 행정명령이지만 결국 '메이드인 아메리카' 기치를 내세운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를 낙관만 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의약품 공급망 밸류체인을 EU(유럽연합)와 한국, 일본, 한국 등 동맹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것과 대비된다.

    산업연구원은 산업정책 리포트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한국 산업 영향과 대응 방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관세 조정·무역 제한을 통해 모든 필수의약품 자국 내 생산을 추진하는 등 보호주의 및 시장가격 조정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도 정부의 가격 개입을 고려해 협상력 제고 및 대응 논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그동안 보여온 극단적 자국 중심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경향을 봤을 때 개별 기업이 그 파고를 넘어서기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미 협상에 나서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해 줘야 하며 민관 협력의 중요성도 클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