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27일째, 2017년 48일 파업사태 재현되나임금인상 두고 입장 차, 일단 1.5%→2.5% 제시 재단 회장 직접 등판 요구 … 소통 부재 한계
  • ▲ ⓒ노원을지대병원
    ▲ ⓒ노원을지대병원
    노원을지대병원의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올해는 노사 갈등이 있어도 의료대란이라는 큰 문제가 걸려있으니 갈등 봉합부터 하자는 것이 병원계의 전반적 기류인데, 홀로 역행하는 모양새다. 국내 유일 파업 병원이라는 오명을 벗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6일 노원을지대병원 노사 양측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로 파업에 돌입한 이후 협상안을 찾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이날 파업 27일째를 맞아 병원 경영은 물론 서울 동북부 지역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되는데 봉합은 제자리걸음이다. 

    이대로면 지난 2017년의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노원을지대병원과 대전을지대병원 노조는 48일간의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올해는 재단 내 임금 격차로 인해 노원만 파업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파업 장기화의 후폭풍은 인력 유출로 이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2017년 파업 이후 대전을지대병원도 겪은 일이다. 가뜩이나 PA간호사 역량이 강화되는 시점이라 파업이 지속될시 노원을지대병원보다 규모가 더 큰 병원으로의 이직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 평행선 그리는 노사, 입장차 여전 

    노원을지대병원 노사 갈등은 불통이 원인이며, 이로 인해 쌓인 상처가 자존심 문제로 확장되는 경향을 보인다. 

    노원을지대병원은 "의정 갈등으로 인한 경영 악화가 지속되고 있지만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임금동결이 아닌 1.5% 임금인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경영상태는 악화했지만 파업을 마무리해 진료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2.5%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사측의 제안에도 무리한 요구를 이어가며 파업 중이다. 본 사업장에서의 파업도 모자라 지난 10월 17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의정부을지대병원까지 진출해 원정 집회를 열고 악의적인 비방글이 담긴 피켓시위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이에 노조 관계자는 "같은 재단 내에 속한 대전과 비교해 낮은 임금인상안은 물론 타 사립대병원과 상황을 견줘봐도 열악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을 번외로 치더라도 돈만 밝히는 노조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는 점에 분개한다"고 말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인근 대학병원인 A병원과 간호사 초임을 비교하면 20% 정도가 낮고, 과거 비교 대상으로 분류됐던 B대학병원은 점차 임금 조건이 개선돼 차이가 벌어졌다. 

    임금 문제에 있어 해결점을 찾지 못한다면 단체협상 과정에서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부대조건이 걸리는 것이 통상적인데 이조차 논의하지 않는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사측은 "같은 의료원에 속해있더라도 각 병원은 법인과 사업장이 다르고 실적 역시 다르다. 병원 수익이 증가했을 때 임금인상이 가능한 것"이라며 "정규직 비율도 90%에 가까운 89.72%에 달한다"고 했다. 

    ◆ 봉합의 열쇠, 박준영 회장이 쥐고 있나 

    파업 사태를 풀기 위해 사측이 1.5%에서 2.5%로 상향조정된 임금인상안이 도출된 것은 사실이나, 갈등이 풀리지않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재단 회장이 교통정리를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 것으로 분석된다. 

    노조 측은 그간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사실상 담판을 짓는 것이 필요한 시점으로 직접 등판해 일련의 갈등 요소를 없애는 것이 파업 장기화를 끊는 유일한 대책이 될 것이라는 중론이다. 

    특히 서울 동북부 지역환자들 치료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으나 의료대란 속 파업 장기화로 인해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필수의료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정상적 가동이 불가능한 실정으로 환자들의 타 병원 전원이 불가피하다. 

    결론적으로 봉합의 열쇠는 박준영 을지재단 회장이 쥐고 있다는 중론이다. 그간 노조는 유탁근 노원을지대병원장과 수 차례 면담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조속한 봉합을 위해 수장이 등판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