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이달 들어 2.5조 사들여…2Q 실적 발표 이후 집중 순매수그간 AI 랠리서 소외되는 듯 했으나, HBM 시장 진입 가시화 등 호재KB‧NH‧한투‧키움證, 목표가 12만 제시…40% 추가 상승 여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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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반도체 훈풍에 연일 주가가 오르고 있는 삼성전자가 노동조합의 총파업 이슈에도 불구하고 '9만 전자'를 넘어 10만 원대 주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이 확인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집하고 있어서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최대 12만 원까지 높여 잡았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9시 5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69%(600원) 상승한 8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며 장 중 연고점을 경신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시장 기대치를 2조 원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함과 동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상승률은 13.8%를 웃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각각 4조9119억 원, 8399억 원치 사들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개인은 5조5285억 원가량 팔아치우며 차익 실현에 나선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특히 이달 들어서만 2조4557억 원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며 순매수 자금의 대부분을 삼성전자에 집중했다. 실적 발표 이후 2거래일 동안 무려 1조52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전일 56.32%를 기록, 2020년 12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올해 2분기 매출액 74조 원, 영업이익 10조4000억 원을 기록,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31%, 1452.24%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차익 실현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주가는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줄줄이 높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의 수혜를 입지 못했으나, 하반기에는 달라진 주가 흐름을 볼 수 있다는 게 국내외 증권사의 공통된 의견이다. 디램(DRAM)과 낸드(NAND) 등 메모리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가 오르고 있어서인데, 삼성전자는 이 분야 1위 사업자라는 분석에서다.

    특히 메모리 업황의 호조 지속으로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더욱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일 "AI 서버 수요 속 일반 서버 고객사의 수요 회복도 관찰되고 있다"라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1만 원으로 상향했다. 

    고대역폭메모리 열풍이 촉발한 디램 공급 부족 현상에 기대를 건다는 분석이다. 서 연구원은 "올해 일반 디램 생산량 증가율(비트 기준)은 한 자릿수 초반에 그칠 것"이라며 "이는 두 자릿수의 분기 판가 상승률을 촉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가로막았던 고대역폭메모리(HBM)는 기대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범용 디램, 낸드 가격 상승이 하반기에도 이어지며 수익성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낸드는 고용량 eSSD 수요 증가 및 온디바이스 AI 시장 개화로 가동률 정상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연구원은 이어 "삼성전자는 높은 디램‧낸드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고, 하반기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한 수혜가 크게 작용할 것"이라며 "하반기 주요 고객사향 8단‧12단 HBM3E의 퀄 테스트 통과 및 양산 공급 기대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또한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지 않고도 이 정도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경쟁력 재평가가 필요하다"라며 "지금까지 엔비디아에 HBM을 못 한 것이 주가에 노이즈였다면 앞으로는 '플러스알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대 12만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1만 원에서 12만 원, NH투자증권은 10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높여 잡았으며,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기존 12만 원을 유지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9세대 V(브이)낸드 기반의 쿼드레벨셀(QLC)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 확대와 엔비디아 5세대 HBM 승인 기대감 등이 반영되며 주가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매수를 추천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