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여야 대치 속 검증 진통 예상정치적 중립성, MBC 노조 탄압 의혹 등 집중 질의 예상인사청문회 통과 쉽지 않을 듯… "조속한 인선 필요"
  • ▲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뉴데일리 DB
    ▲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뉴데일리 DB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면서 인사청문회까지 험로가 예고된다. 후임 방통위원장에 대한 인선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식물 방통위' 장기화 상태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24일과 25일 이틀간 진행된다. 장관급 인사청문회를 이틀간 실시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MBC 재직 시절 노조 탄압 의혹, 정치적 중립성, 과거 발언 및 신상 이슈 등에 대한 질의가 쏟아질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 출신으로  1987년 MBC 기자로 입사해 MBC 기획조정본부장, 워싱턴지사장, 보도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에는 보도본부장으로 임명됐으며 2015년 대전MBC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2021년 8월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에 언론특보로 합류했으며, 지난해 8월에는 여당 몫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추천된 바 있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 집중 포화를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태원 참사 기획설'을 게시하고, 영화와 문화예술계를 편 가르기 하면서 극단적 정치 성향을 드러냈다는 것. MBC 보도본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보도 시 '전원 구조' 오보 및 유족 비하 논란 등에 대한 질의도 예상된다.

    이 후보자의 노조 탄압 의혹도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MBC는 이 후보자가 MBC 사장직에 지원 당시 경영계획서에 구성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요구하고, 노조 근무자를 줄이는 등 노조 활동을 탄압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보도했다. 2022년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 시청 거부와 광고 배제 등을 언급한 일 등도 추궁할 전망이다. 과거 MBC 민영화 필요 취지 발언과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 자녀 강남 8학군 위장전입 의혹 등에 대해서도 따져 물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에 대한 여야의 날선 대립 속에 인사청문회 통과에 험로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국회 안팎에서는 이 후보자 임명이 기정사실로 된 상황에서 야당의 방통위 흔들기가 본격화됐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정치적 외풍(外風)으로 2인 체제가 지속될 경우 업무 공백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이동관 전 위원장은 취임 95일 만에 야당의 탄핵안 처리를 앞두고 자진 사퇴한 바 있다. 김홍일 전 위원장 역시 지난해 12월 29일 임명된 후 6개월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5기 방통위 역시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문제로 담당 국·과장이 구속됐으며, 한상혁 전 위원장이 면직됐다. 1년 넘게 위원장 탄핵 추진-사퇴-청문회 고리를 반복해 온 셈이다.

    방통위를 둘러싼 정치적 외풍이 장기화될 경우 각종 현안 역시 '개점휴업' 상태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월 12일 임기가 만료되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 개편을 통한 MBC 경영진 교체 작업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폐지, '인앱결제 강제조치 과징금 부과 처분' 등 안건도 조속히 처리해야 하는 사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후보자 청문회는 방통위를 둘러싼 여야 진영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며 "업무 정상화를 위한 위원장 임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