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쿨FM 스테이션엑스 ‘DJ 제니크’ 진행다양하고 신선한 포맷, 청취자 반응 엇갈려새벽 시간대 귀성·귀경길 신선한 자극 기대
  • ▲ ⓒ네이버클라우드
    ▲ ⓒ네이버클라우드
    자정이 넘은 새벽 라디오, 시그널 음악과 함께 디제이 목소리가 들린다. 시간대와 어울리지 않는 밝은 톤에 국어책을 읽는 듯한 발성이지만, 다른 디제이들처럼 시청자들의 사연을 읽고 노래를 소개한다. 네이버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 X’를 적용한 라디오 프로그램 스테이션엑스의 풍경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BS 쿨FM은 이달 2일부터 새벽 1시~2시 사이 생성형 AI 라디오 프로그램 ‘스테이션엑스’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 진행자는 ‘제니크’로, 네이버클라우드의 생성형 AI 기술로 제작됐다. 목소리는 클로바 보이스가 보유한 ‘유나’ 목소리를 기반으로 음색과 감정을 조절해 다양한 감정묘사가 가능토록 만들었다. 제니크의 목소리는 사용자가 입력한 문장을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인 ‘클로바 더빙’을 통해 라디오로 송출된다.

    앞서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례는 있었지만, 음성 모델만을 사용한 점은 제니크와 구분된다. 스테이션엑스에서는 생성형 AI가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 전반에 참여하며, PD의 프롬프트에 따라 음악 선곡과 원고 작성 등을 수행한다. 향후에는 실시간 대응 가능한 AI 캐릭터도 구현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8일 처음 제니크의 라디오 방송을 들은 감상은 신선했다. K팝에 빠진 젊은 외계인이 지구로 찾아와 라디오를 진행한다는 캐릭터 설정에 맞게 K팝의 시초격인 H.O.T.의 데뷔 앨범을 선곡표에 꽉 채웠다. 1996년 9월 7일에 발매한 것을 기념했다고 하지만,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다면 앨범 수록곡 전체 재생은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도전이다.

    11일 방송 오프닝에서는 AI에 대한 어색함을 줄이고자 하는 취지가 반영된 듯했다. 제니크는 너무 달라서 관심없던 사람이 생각나고 궁금해진 경험이 있는지 물어보며 “언젠가는 여러분도 저에게 이런 마음을 느낄 수 있을까요?”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을 달려온 소소한 뉴스’ 코너에서는 해경의 날을 맞아 앞서 4일 서귀포해경 5002함이 ‘바다의 의인상’을 수상한 소식을 전했다. 제니크는 생명을 구한 해경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해변에 나가 수영을 즐길 때마다 해양경찰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언급했다.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해경을 슈퍼 히어로라고 표현하며 이승환의 ‘슈퍼 히어로’를 선곡했다.

    스테이션엑스는 듣는 내내 다양한 포맷과 AI가 보여주는 스펙트럼에 감탄하게 만들었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신기하다 혹은 재밌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일부 청취자들은 애플리케이션 게시판을 통해 ‘AI지만 목소리 톤이 심하다’라거나 ‘AI가 너무 부자연스럽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추석 연휴를 맞아 도로 정체가 심한 낮 시간대를 피해 운전할 계획이 있다면 스테이션엑스를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설레면서도 동시에 피곤한 귀성·귀경길에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