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관세제재로 갈곳 잃자작년 1월 이후 저가 밀어내기 계속위안화 약세‧낮은 생산자물가로 채산성 유지… 장기화 우려해운 물동량도 싹쓸이… 韓 수출 최대 위협
  • 우리 수출기업의 숨통을 짓누르고 있는 중국산 저가 수출이 장기화활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3일 발간한 '중국 저가 수출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달러 기준 수출단가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출단가 하락세는 지난해 8월 전년동월비 13.9% 하락하며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래 월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또 올해 1~4월에도 10.2% 하락을 이어가 주요국 중 두드러졌다. 저가 상품 덤핑 밀어내기에 같은기간 수출물량은 8.7% 늘어났다.

    문제는 덤핑 장기화에도 수출 채산성은 양호하다는 점이다. 통상 수출단가가 하락하면 채산성은 악화되어야 하지만, 중국의 1~4월 수출채산성지수는 107.4로 2017~2021년 평균인 99.8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견조한 채산성은 낮은 생산자물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증가율은 2022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21개월 연속 하락세다. 중국인민은행은 최근 완만한 속도로 기준환율을 상향 고시하며 위안화 약세를 용인했다. 또 풍부한 광물 자원 및 원자재 가공을 활용한 수직계열화와 거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비용 절감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해 가고 있다.

    중국이 안정된 수출 채산성과 저렴한 제조원가를 바탕으로 저가 수출을 이어간다면 활력을 되찾고 있는 우리 수출에 작지 않은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국 저가 수출 확대로 해상운임이 상승하고 선복 확보가 어려워짐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수출 창구가 막혀가고 있다. 반도체‧컴퓨터‧무선통신기기 등 항공운송 비중이 높은 5대 IT품목을 제외한 우리 수출의 88.8%는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석유제품(100.0%), 자동차(99.9%), 석유화학(99.5%) 등은 중량이 무거워 항공 운송 전환 등 대체수단 확보가 어렵다.

    도원빈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기업의 수출단가 인하는 계속될 것"이라며 "주요국의 중국 견제 조치 속에서 기회를 탐색하는 한편, 프리미엄‧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