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카드사 상반기 순익 전년比 25.8% 증가… 수익사업 집중 효과연체율 2%선 안 넘기려 관리 힘 준다… 나홀로 연체율 상승 우리카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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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금융그룹 카드 계열사(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가 일제히 호실적을 발표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카드업계 전체가 고전 중인 가운데 비용 효율화에 집중한 결과라는 평가다. 

    특히 일부 카드사의 연체율이 위험 수준인 '2%'대에 근접해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기저효과에 수익성 집중 더해져… 순이익 일제히 상승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금융계 카드사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8356억원으로 전년 동기(6644억원) 대비 25.8% 늘었다.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우수한 실적이다.

    당기순이익 증감률 순으로 살펴보면 하나카드가 60.6%로 가장 많이 늘었다. 이어 국민카드(32.6%) 신한카드(19.7%) 우리카드(2.4%) 순이다.

    규모로는 업계 점유율 1위인 신한카드가 3793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국민카드(2557억원) 하나카드(1166억원) 우리카드(840억원)가 뒤를 이었다.

    한 금융계 카드사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와 내실 경영 기조를 강화했다"며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한편 수익성이 높은 부문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저수익 부문 취급액이 눈에 띄게 줄었다. 하나·국민카드의 개인회원 국세·지방세 취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2%, 2.5% 줄었다. 국세는 카드사가 받는 수수료율이 신용카드 0.8%, 체크카드 0.5% 수준으로 낮다. 지방세 수수료율은 0%다. 마케팅 비용을 감안하면 대표적인 저수익 사업으로 꼽힌다.

    ◇연체율 '마의 2%' 넘을까… 자산건전성 관리 '긴급'

    카드사의 대표적인 자산건전성 지표인 연체율은 관리가 필요한 수준에 머물렀다.  우리카드를 제외하고 소폭 개선세를 보였으나 카드업계에서 위험수준으로 판단하는 '2%'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카드사도 있다.

    하나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4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1.83%다. 전분기 대비 0.11%p 하락해 연체율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1.73%(+0.27%p), 신한카드 1.44%(-0.12%p), 국민카드 1.29%(-0.02%p)를 나타냈다.

    금융계 카드사 중 유일하게 연체율이 소폭 상승한 우리카드는 2년째 연체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증감률도 나홀로 한 자릿수에 그쳐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다. 수익성 개선과 동시에 연체율 관리라는 이중고를 지게 됐다.

    주요 카드사들의 순이익 증가와 높은 연체율은 모두 '카드론' 때문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실적 공개에서 이들 카드사가 수익을 부문별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올해 초 카드론 총 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때 카드사들이 고금리 상품인 카드론 영업에 적극 나섰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6월 말 기준 전년 대비 카드론 잔액 증가율은 우리카드 22.5%, 국민카드 4.8%, 신한카드 0.6%다. 하나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같은 기간 10.3% 줄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좋은 카드론 상품 영업이 당장 실적을 높이는 데는 좋지만 카드론을 받는 차주들의 신용도와 경기 상황 탓에 연체율이 추가로 높아지면 재무건전성에 타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