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인 한-미 조선업 ‘협력’ 제안에 상승가도 지속화석연료 에너지정책 추진…LNG·LPG 수요 증가 기대감↑수주 모멘텀 지속…삼성·HJ重, 컨테이너선 건조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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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주들이 거침없는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한-미 양국 간 협력과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다.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조선주들이 포함된 ‘KRX 기계장비’ 지수는 이달 들어 4.75% 올랐다. 이는 연초 대비로는 11.12% 상승한 수준이며 지난 1주일 동안에만 6.58% 급등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7억7661만주, 36조4991억원으로 집계됐다.같은 기간 종목별로 살펴보면 HJ중공업은 89.74%나 상승했으며 ▲한화오션(41.12%) ▲HD현대중공업(32.53) ▲삼성중공업(24.19%) ▲HD한국조선해양(18.05%) ▲HD현대미포(13.84%) 등도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달 22일 상장한 ‘TIGER 조선TOP10’은 25.96% 올랐으며 ▲SOL 조선TOP3플러스 ▲HANARO Fn조선해운 ▲KODEX K-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는 각각 22.85%, 20.65%, 17.31%씩 상승했다.앞서 조선주들은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승리 직후 자국 조선업에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가도에 올라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한국의 세계적인 건조, 군함,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 수리, 정비 분야에서도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조선업 분야에서의 한-미 양국 간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친(親) 화석연료 에너지정책을 강조해왔던 만큼 내년부터 원유와 천연가스 운송량 상승에 따른 LNG(액화천연가스)선과 유조선 수요 증가 촉발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바이든 정부가 추진해왔던 녹색 전환 정책들을 폐기하고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과의 대결 강화로 해군력 증강이 시급한 상황에서 미군 함정들의 유지·보수·정비(MRO)시장 참여 등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도 국내 조선업에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향후 화석 연료 중심으로 정책 변화를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LNG(액화천연가스)·LPG(액화석유가스)의 수요 및 수출 증가가 기대되며 브릿지 에너지 운반선 건조에 강점을 지닌 한국 조선산업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실제 수주 모멘텀이 발생하고 있다. HJ중공업은 전일 유럽 선주사와 79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4척, 총 6067억원 규모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며 삼성중공업은 아시아 지역 선주와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4척, 총 1조985억원 규모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도 지난 18일 아시아 소재 선사로부터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2척에 대한 수주 계약을 맺었다.전문가들은 조선주들의 상승 모멘텀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조선 3사 모두 내년부터 공정 개선과 지난해 고선가 수주분에 대한 점진적인 건조 비중 확대 효과에 따라 안정적인 실적 개선세를 시현할 것”이라며 “지난해까지 우려가 컸던 인력난 문제는 해결되면서 대부분 공정 정상화에 진입했고 우호적인 환율·강재가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며 가스 운반선 중심의 견고한 수주세를 기반으로 유지할 높은 레벨의 백로그와 쉽게 깨지지 않을 공급자 중심 시장(Seller’s Market)으로 인한 높은 레벨의 신조선가도 계속돼 조선업 상승 사이클 지속에 대한 컨빅션을 더욱 견고히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특히 LNG 밸류체인에 주목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천연가스의 역할이 부각되는 과정에서 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한 가스선 발주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며 “현재 건설이 계획돼 있는 LNG 액화 플랜트의 생산능력(CAPA)은, 현재 가동 중인 CAPA의 2배에 달하는데, 즉 건설이 완료되면 전체 CAPA는 현재의 3배가 될 예정이다. 자연히 현재 약 800척인 LNG 운반선도 늘어나야 하며 장기적으로 약 1500척의 추가 발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벌크선과 대형 유조선의 수주잔고 레벨은 과거의 30% 수준인바, 신규 수주 증가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중국이 해당 선박들을 수주한다면 국내 조선사가 실제로 경쟁해야 할 중국의 실질 CAPA는 감소하게 된다. 경험해보지 못한 밝은 조선의 앞날을 기대한다”며 “국내 조선업이 상승 사이클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LNG 밸류체인에 포함돼 있는 기업들의 실적 성장 기울기는 더욱 가파를 것”이라고 부연했다.